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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달리기가 매력적인 유러피언 해치백, 푸조 308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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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달리기가 매력적인 유러피언 해치백, 푸조 308 GT

입력
2018.11.2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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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308 GT는 말 그대로 달리기의 매력을 가진 유러피언 해치백이다.
푸조 308 GT는 말 그대로 달리기의 매력을 가진 유러피언 해치백이다.

유러피언 해치백의 아이콘은 단연 폭스바겐 골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은 역사와 전통, 그리고 경쟁력을 보유한 존재가 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 푸조 308이다.

푸조 308은 1960년대 후반에 데뷔한 304의 계보를 이어온 모델로서 306, 307의 뒤를 이어 지난 2000년대에 데뷔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시장에서 꾸준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는 그 매력과 가치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2018년 9월, 푸조 308 라인업 최상단에 위치한 308 GT를 만나 그 매력을 다시 확인하기로 했다. 과연 푸조 308 GT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갖고, 자랑하고 있을까?

스포티한 해치백의 감성이 부족한 308 GT

차량의 첫 인상을 결정 짓는 것이 가장 먼저 겉으로 드러나는 시각적인 요소다.

그런 전제 아래 푸조 308 GT는 디자인에서 아쉬운 게 많다. 기본 모델인 푸조 308의 경우에는 세련되고 심플한, '예쁜 해치백'이라는 것이 명백하다. 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고성능, 스포츠 모델인 308 GT의 시각적인 매력이 경쟁사의 다른 차량들에 비해 크지 않다는 것이다.

308 기본 모델과 비교했을 때 쉽게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고 정돈된 전면 디자인은 사실 그 자체로는 '오래 보아도 매력적인 디자인'은 될 수 있지만 308 GT를 모르는, 혹은 지나가는 행인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엔 어딘가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

푸조 308 GT는 자신의 존재를 숨길 필요가 없다.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는 기본 디자인은 매력적인 건 사실이지만 고성능 모델이라고 한다면 조금 더 자신의 가치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

푸조 고유의 시그니처 디자인이 들어간 헤드라이트,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매력적인 투톤 알로이 휠, 듀얼 머플러 팁, 프론트 그릴 상단에 자리한 붉은색 푸조 레터링이나 차체에 붙은 작은 GT 엠블럼 그 이상의 디자인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스스로의 존재감을 더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인이 308 GT에 부여된다면 지금처럼 한 없이 존재감 대신 주변의 이목을 끌고,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과시하고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i-콕핏의 시작을 알리는 308 GT

푸조 308 GT의 실내 공간은 간결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특성을 갖췄다.

대시보드도 심플하게 다듬어졌고, 이후 데뷔하는 푸조의 인테리어 디자인 기조인 i-콕핏의 주임이 되는 디자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독특한 스타일의 헤드 업 클러스터와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 그리고 가죽과 직물을 절묘하게 조합한 구성 등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특히 시트에 대한 만족감은 상당하다. 마치 스포츠 버킷 시트를 보는 것처럼 사이드의 볼륨을 가득 살려낸 시트는 중심부를 직물로 처리하여 운전자를 보다 확실하게 지지할 수 있도록 했다. 시트 각도 및 위치 등이 모두 수동 조작이지만 시트가 주는 만족감 자체가 워낙 뛰어나 납득할 수 있다.

공간의 부분에서도 분수한 모습이다. 실제 308 GT의 적재 공간은 470L로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덕분에 개인적인 일정이나 출장 속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여유가 돋보인다. 사진처럼 성인용 시스템 백팩과 수하물 규격의 펠리컨 캐리어를 적재하더라도 충분한 여유가 있다. 또 2열 시트를 접었을 때에는 1,309L까지 늘어나는 공간이 확보되어 만족감이 더욱 높아진다.

달리기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푸조 308 GT

솔직히 말해 푸조 308 GT의 주행 성능은 강렬하거나 폭발적인 수준이 아니다. 시트에 몸을 맡겨 시동을 걸 때에도 강렬한 존재감이 느껴지는 사운드를 과시하는 것도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푸조 308 GT는 GT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디젤 해치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GT라는 이름을 붙이는 만큼 변화된 요소들은 분명하다. 스포츠 타이어와 제동력을 보장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을 갖췄으며 서스펜션 역시 스포티한 성향으로 조율되어 있다. 결국 강렬한 가속력이나 최고속의 주행이 아닌 '달리는 과정 속에서의 즐거움'을 강조하는 모델인 것이다.

기어 시프트 레버를 옮기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가속력이 탁월하거나 변속 시의 과감한 충격으로 운전자에게 역동성을 강조하는 느낌은 없고, 매끄럽고 기분 좋게 가속하는 것이 느껴진다. 180마력과 40.kg.m이 컴팩트한 흰 차체를 정지 상태부터 고속 영역까지 꾸준히 밀어주며 제 몫을 다한다.

생각하는 만큼, 딱 그정도의 가속력을 선사하며 운전자와의 호흡을 맞추던 사이 변속기는 꾸준히 제몫을 다한다. 과감하진 않으나 부드러우면서도 변속 시의 맛은 충분히 살려내 달리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다단화 추세에는 조금 아쉬운 편이지만 변속기 자체로는 여느 토크컨버터 방식의 변속기 들 중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도 좋을 것 같았다.

푸조 308 GT의 드라이빙은 차량의 움직임과 그 움직임에서 운전자에게 전해지는 즐거움이 상당한 차량이다. 우수한 제동력을 한 껏 선사하며 차량을 속도를 줄이고 코너로 파고들면 매끄럽고 경쾌하게 코너를 파고들며 끈적한 미쉐린 스포츠 타이어의 힘을 빌려 노면을 앙칼지게 움켜쥔다.

참고로 여느 차량들에 비해 308 GT의 제동력 분배는 페달 조작 초반에 상당히 큰 비중이 몰려 있는 편이다. 이를 통해 순간적인 제동과 페달 조작을 통해 무게 중심을 효과적이고 빠르게 옮길 수 있다. 게다가 서킷 주행에서도 꾸준히 제동력이 보장될 정도로 내구성이 좋아 '푸조의 모터스포츠' 아이덴티티가 담긴 대목이다.

코너를 파고들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차량의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든다.

순간 ‘조금 더 속도를 줄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네 바퀴의 여유가 충분히 남아있음이 느껴진다. 이에 주저 없이 코너 안쪽으로 조금 더 비틀어 진입했다. 자칫 언더스티어가 날 것이 수 있는 환경이지만 308 GT는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 코너 안쪽으로 머리를 들이민다.

무게가 한쪽으로 쏠려 있는 상황에서도 서스펜션이 제몫을 다하며 뛰어난 포용력을 과시한 덕이다. 출력 자체는 GT라는 이름이 다소 아쉬울 수 있겠지만 일반 주행은 물론이고 스포츠 주행과 서킷 주행에서도 약간 소프트하다는 느낌 외에는 풍부한 한계점과 포용력을 갖췄음이 인상적이었다.

프렌치 핸들링의 진가를 알게 되었다.

푸조 308 GT가 어떤 움직임을 추구하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 드라이빙의 만족도는 하늘을 찌르는 듯 했다. 코너 전 강력한 제동으로 속도를 줄이고 무게 중심을 던지고, 그 무게 중심에 따라 롤이 발생한 308 GT의 헤드를 코너 안쪽으로 우겨 넣었다. 이에 308 GT는 아무런 일이 아니라는 듯 코너 안쪽으로 파고들며 ‘전륜 구동’ 특유의 ‘던지고 달리는’ 모습을 완벽히 구현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센터터널의 스포트 버튼을 눌러 다이내믹 모드를 활성화시킨다 하더라도 차량이 극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가상의 사운드로 실내 공간을 가득 채우는 매력은 있지만 주행 성능의 전반적인 부분에서는 기본기에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G 값을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변속기의 변속 타이밍 정도가 달라니는 차이는 존재하지만 말이다.

참고로 푸조 308 GT는 즐거운 달리기 실력과 함께 뛰어난 효율성을 보유한다. 실제 자유로에서 50km 주행을 하며 그 효율성을 확인해보았는데 86km/h의 구간 평균 속도로 50km의 거리를 달리는 동안 무려 25.6km/L의 평균 연비를 과시하며 블루HDI 디젤 엔진의 진가를 제대로 과시했다.

빠르게 달리는 것 이상의 즐거움, 푸조 308 GT

푸조 308 GT는 강렬한 차량은 아니다. 하지만 달리기의 즐거움을 일깨우며 운전자에게 한 차원 높은 드라이빙을 도전하게 만드는 존재다. 왜 프렌치 드라이빙, 프렌치 핸들링이라는 말이 있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으며 골프와는 또 다른 유러피언 해치백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효율성까지 빠지지 않으니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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