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중의 부처’로 통하는 기획재정부가 인사로 술렁이고 있습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임으로 지명된 홍남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통과되면 이후 진행될 1급, 실ㆍ국장 인사가 대폭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인사는 어느 조직에서나 가장 큰 관사지만 기재부의 경우 이번 인사의 연쇄 효과를 감안하면 이목이 더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관가에선 홍남기(행시 29회) 부총리 후보자가 내달 취임할 경우 곧바로 고형권(행시 30회) 기재부 1차관이 현재 공석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이동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이 자리는 윤종원(행시 27회)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난 7월 중도에 귀국한 후 지금까지 비어 있습니다. 타 부처의 고위급 인사들도 노린 자리였지만 고 차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총리가 바뀌면 김용진 2차관도 자연스럽게 바통을 물려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되면 최고위급 3명이 한꺼번에 바뀌는 셈입니다.
후임 1, 2차관은 청와대가 신임 부총리의 의중을 반영해 결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현재 1차관 후임으로는 행시 31회인 정무경 기획조정실장과 이찬우 차관보, 행시 32회인 이호승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과 차영환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2차관 후임으로는 기재부 예산실장 출신인 박춘섭 조달청장(행시 31회)과 구윤철(행시 32회) 현 기재부 예산실장 등이 후보군으로 꼽힙니다.
1, 2차관 후임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 중에 4명이 현 기재부 1급 고위 공무원입니다. 기재부 1급은 총 여섯 자리인데 차관보, 국제경제관리관, 재정관리관, 예산실장, 세제실장, 기획조정실장입니다. 이 중 재정관리관만 지난달 새로 이승철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이 임명돼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제실장도 현재 김병규 실장이 올해 4월 임명되면서 최소 1년은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그렇게 보면 1급 6자리 중 최소 4명이 바뀔 수 있습니다.
1급 네 자리를 둘러싸고 누가 올지에 대한 각각의 하마평도 무성합니다. 현재 공석인 국제경제관리관에 내부 승진이냐 외부 인사 초빙이냐가 거론되는 것을 비롯해 차기 차관보, 예산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에도 내외부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미 낙점됐다는 소식과 유력 후보이던 누군가는 탈락이라는 소문도 자자합니다.
1급으로 내부 실ㆍ국장이 승진할 경우에는 인사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자리를 또 누군가 맡아야 할 테니까요. 이에 실ㆍ국장급 이상만 20명 가까이 이동하는 경우도 예상된다는 말이 돕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거의 정권 교체기에 버금가는 수준의 인사 이동이 예상된다”고 말하더군요. 아무쪼록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인 만큼 유능한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정하는 용인술이 필요해 보입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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