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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본토와 떨어져… UAE에 둘러싸인 원유 수송 요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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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본토와 떨어져… UAE에 둘러싸인 원유 수송 요충지

입력
2018.11.16 17:00
수정
2018.11.16 17:0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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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영토분쟁] <19> 아라비아의 무산담 반도

무산담 반도를 비롯해 3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 오만 영토. 구글 이미지 캡처
무산담 반도를 비롯해 3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 오만 영토. 구글 이미지 캡처

최근 중동 두바이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아랍에미리트(UAE) 국경을 넘어 무산담 반도로 떠나는 드라이브 코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1,800㎢ 면적의 무산담은 지도 상으로는 UAE와 호르무즈 해협 사이의 지역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만 영토다. 그래서 이 곳에 가려면 오만으로의 재입국 과정을 거쳐야 한다. 1999년 UAE와 오만이 국경협정을 맺은 뒤에도 이 반도를 둘러싸고 지속적인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는 이유다.

오만령인 무산담 반도가 본토와 700km나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건, UAE의 결성과정과 관련이 있다. 1971년 영국 지배에서 벗어난 지금의 UAE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졌다. 다시 식민지 이전 부족 국가로 돌아가거나, 1952년 영국이 아랍 지역 안정을 위해 7개 토후국 사이에 설립한 ‘걸프지역영국보호령연합위원회’를 바탕으로 연맹국을 만들거나 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아랍에는 아부다비, 두바이, 샤르자, 라스 알 카미아, 아지만, 움 알 카이와인, 푸자이라 7개 토후국이 연합한 UAE가 들어섰다. 문제는 UAE 일원이 된 샤르자, 아지만 등의 부족국가가 오만 본토와 무산담 반도 사이에 있었다는 점이다. 무산담 지역을 장악했던 부족장의 선택으로 오만과 무산담은 비연속국 형태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당시 그렇게라도 오만이 무산담 반도를 소유할 수 있었던 건, 신생연맹이던 UAE가 오만과 영토전쟁을 벌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50여년 전 치르지 못한 전쟁은 오늘날 기 싸움의 형태로 UAE와 오만 사이에 계속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1월에는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의 개장식에서 지형 왜곡 논란이 일었다. 박물관 내부에 걸려있는 지도가 UAE와 무산담 반도 간 국경선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알자지라 등 외신은 오만의 사회운동가들이 SNS상에서 “그들이 의도적으로 왜곡을 하고 있다”며 반발한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UAE와 오만의 갈등이 지속되는 이유는 1999년 국경협정에서 무산담 반도를 둘러싼 분쟁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국가가 정한 국경선은 비준되지 못했고, 무산담 반도와 UAE는 정식 국경이 아닌 관리 경계로 아직까지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탄산염암과 산호 등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중동 원유가 세계로 유통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할 수 있는 요충지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무산담을 UAE가 쉽사리 놓아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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