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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킬로그램(㎏)’, 130년 만에 재정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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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킬로그램(㎏)’, 130년 만에 재정의되나

입력
2018.11.14 15:50
수정
2018.11.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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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킬로그램원기(原器) '르그랑K'(Le Grand K) 복제품. 연합뉴스
국제 킬로그램원기(原器) '르그랑K'(Le Grand K) 복제품. 연합뉴스

질량 단위인 '킬로그램(㎏)’의 정의가 이달 16일(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130년 만에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NN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CGPM은 국제도량형국(BIPM)에서 주관하는 회의로, 도량형에 대한 단위계를 의결한다. 의결된 단위는 국제 표준으로 권고된다.

파리에는 ㎏의 정확한 무게를 규정하는 원통 모양의 금속 블록인 국제 킬로그램 원기(原器) '르그랑K'(Le Grand K)가 1889년 설치된 이후 지금까지 삼엄한 경비 속에 BIPM 지하 금고에 보관돼 있다. 르그랑K는 모든 물체의 질량을 재는 기준으로, 백금과 이리듐으로 만들어졌다. 제품 제조업체들은 이를 토대로 질량을 재고, 물건을 만든다. 일부 국가는 자신들이 만든 킬로그램 원기를 사용해 ㎏을 정의한다.

과학자들이 ㎏ 재정의에 나선 건 제조된 지 130년이 다 되가는 르그랑K에 미세한 변화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며 르그랑K의 질량이 변했다는 것이다. 영국 런던 국립물리학연구소(NPL) 측은 “(‘르그랑K’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손상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NPL은 르그랑K의 영국 버전인 '킬로(Kilo) 18'을 보관하고 있다.

NPL은 "르그랑K를 기준으로 설탕 봉지의 무게를 재는 것은 여전히 양호하다"며 "하지만 의약품 무게 측정 등 한층 정교한 과학 분야에서는 점차 용인되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의 정의가 바뀌면 르그랑K는 임무를 다하고 퇴장하게 된다. 대신 ㎏은 기본물리상수이자, 영원히 변치 않는 '플랑크상수(h)'로 새롭게 정의된다. 플랑크상수는 빛 에너지와 파장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양자역학 상수로, 전류 및 전압의 강도를 토대로 중량을 재는 특수저울 '키빌 저울'(Kibble balance)로 측정 가능한 불변의 자연상수다.

NPL 연구원 이안 로빈슨은 "㎏의 재정의는 국제 측정 관련 커뮤니티와 과학 전반에 걸쳐 엄청난 도약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플랑크상수를 토대로 한 ㎏ 재정의로 전 세계가 질량 측정에 관한 한 최고 수준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CGPM에서 ㎏ 재정의에 대한 안건이 통과될 경우 새로운 기준은 내년 5월 20일 '세계 측정의 날'(WMD) 때부터 적용된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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