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11월 아이폰이 너무 비싸다는 비판에 애플의 CEO 팀 쿡은 실제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주일에 커피 몇 잔 값을 아끼면 아이폰을 구매할 수 있다.”

사람들은 팀 쿡의 발언에 대해서 ‘그 논리면 페라리도 사겠다’, ‘2년 동안 커피를 끊으란 얘기냐’라며 반발했지만, 고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매출은 올해 3분기 약 372억 달러(약 42조 원)를 기록했습니다. 288억 달러(약 32조 5,000억 원)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29%나 증가한 셈입니다.

100만원을 훌쩍 뛰어 넘은 200만원에 가까운 가격에도 사람들이 여전히 아이폰을 찾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지난 18일 미국 ABC 방송국에 출연한 팀 쿡은 아이폰이 비싼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아이폰은 디지털 카메라, 캠코더 등 모든 기기를 대체할 수 있다. 이런 혁신이 담겨있는 만큼 비쌀 수밖에 없다.” 그전까지 우리가 구입했던 수많은 전자기기를 대체하기 때문에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전화, 쇼핑, 사진, 통화, 내비게이션 등 실제 사용자들은 일상 속 전자 기능의 대부분을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스마트폰 이용시간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죠.

[저작권 한국일보]

스마트폰 잠금화면 서비스 업체 NBT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2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스마트폰을 더 많이, 더 오래, 더 폭넓게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노트북, 카메라, 게임기를 따로 사는 대신 최고 성능의 스마트폰 한 대를 사는 게 더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제품의 제조 비용이 아닌 소비자의 사용 환경에 따라 아이폰의 가격은 다르게 체감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좋은 스마트폰도 있는데 왜 아이폰을 2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주고 구입하는 것일까요?

첫 번째는 제품 안정성입니다.

미국 베이스트리트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평균 스마트폰 교체주기는 2014년 1년 11개월에서 2018년 2년 7개월로 늘었습니다. 가격은 높고 변화는 작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교체해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합니다.

이렇듯 한 번 구입한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소비 성향 속에서 애플은 오래된 기기까지 포괄하는 사후 지원을 제공합니다. 애플이 올해 출시한 아이폰의 운영체제 IOS 12는 무려 5년 전 출시된 아이폰5s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안정적인 사후 지원은 스마트폰 구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요. 더 오래, 더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라면 그만큼의 금액을 지불할 가치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애플만의 독자적인 생태계도 아이폰 구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옛날부터 이름 높았던 애플의 생태계는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 속에서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매년 새로운 아이폰으로 새로운 사용자를 끌어 모으고 아이메시지, 페이스타임, 에어드랍 등 IOS에서만 사용 가능한 매력적인 기능들로 사용자들을 생태계 안에 가두는 전략인 것이죠. 에어팟, 애플워치와 같은 애플의 액세서리를 사용한다면 애플 생태계의 영향력은 더욱 강력해집니다.

이런 애플 생태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크리에이트 스트레티지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아이폰,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애플 제품들에 대한 사용자들의 만족도는 모두 90%가 넘었습니다. 온라인 설문조사기관 두잇서베이가 진행한 조사에서는 아이폰 사용자의 92%가 다음 스마트폰도 아이폰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처럼 애플은 오랜 사후지원과 안정된 품질, 독자적인 생태계로 비싼 가격에도 기꺼이 그 금액을 지불할만한 충성 고객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2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소비자들이 아이폰 구매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로 ‘비싼 가격’을 꼽는 만큼 200만원이라는 가격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높아진 가격과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으로 인해 최근 아이폰 판매량도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팀 쿡은 애플이 가진 고객 기반에 강한 자신감을 표합니다. 지난 9월 새로운 아이폰 발표 후 “혁신 기술을 구매할 소비자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애플은 수익을 올리기에 충분한 고객 기반이 있다.”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죠.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보다는 기존의 충성 고객을 만족시키는 애플의 프리미엄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김창선 PD changsun91@hankookilbo.com

박기백 인턴PD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