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공군 장병들이 북한에 보낼 제주산 감귤을 공군 C-130 수송기에 싣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북한이 송이버섯 2톤을 선물한 것에 대한 답례로 제주산 감귤 200톤을 12일까지 이틀에 걸쳐 북으로 보냈다. 국방부 제공

정부가 북한에 감귤 200톤을 보낸 것을 두고 조공 논란이 일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귤 상자 속에 귤만 들어 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냐’며 의혹을 제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논란에 제주 농민들이 불쾌감을 드러냈다.

감귤 농사를 짓고 있는 고창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사무처장은 1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당황스럽고 기분이 안 좋다. 정치인들이 책임 있는 발언을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8년부터 2010년까지 감귤 4만8,000여톤을 북한에 보냈던 게 발전해 제주도민 800여명이 북한의 초청을 받아 방북까지 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과거 사례가 이어지는 것인데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무책임한 문제제기”라고도 비판했다.

이번에 보낸 감귤 200톤은 제주 지역 한 해 평균 생산량 50만톤의 0.04%에 불과하다. 고 사무총장은 “농업인의 날(11일) 북한에 감귤을 보낸다는 소식을 듣고 제주 농민들은 춤을 추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전했다. 제주 농민들이 이렇게 환호한 이유는 “적은 양이지만 감귤이 남북간 평화의 전령사로 선택된 것이 기분 좋고, 제주 농산물이 남북 교류로 확대ㆍ발전된다면 큰 이익으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고 사무처장은 설명했다.

고 사무처장에 따르면 과거 당근, 흑돼지 등 제주 특산물들을 북한에 보내는 사업들이 진행됐는데 현재 모두 중단됐다. 특히 흑돼지 사업에 대해 그는 “축사까지 지어놨는데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5ㆍ24 조치로 사업이 중단되면서 진척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2007년 11월 제4차 제주도민 평양 방문 때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와 제주도간 협의로 추진됐었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2008년 7월 11일), 천안함 폭침(2010년 3월 26일)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완전히 중단됐다.

고 사무처장은 “흑돼지 보급 사업이 재개되고 제주에서 생산하는 월동 채소들이 북한에 공급되면 농가 소득이 안정되고, 과잉생산되는 경우가 많은 월동 채소들의 수급 조절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대북 교류사업이 확대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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