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추락한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사 항공기 잔해가 바다 위에 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달 인도네시아에서 추락한 라이온에어사 항공기인 미국 보잉사의‘737 맥스’가 치명적인 소프트웨어 결함 가능성이 있다는 미 당국의 경고가 나왔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해당 기종에 대한 ‘긴급 감항성 개선 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은 항공기나 관련 부품이 정상적인 성능과 안정성, 신뢰성이 있는지 여부를 강제적으로 검사토록 하는 명령이다. 이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항공기는 운항이 불가능하다. FAA는 비행기의 받음각(AOAㆍangle of attack) 센서 오류로 수평비행이 불가능하고 기체 앞부분의 고도가 급격히 떨어져 추락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AOA센서는 비행기가 받는 공기 흐름에 따라 받음각 각도를 조절해 수평을 유지하게 하는 장치다.

인도네시아 당국도 조사 결과를 내고 추락한 여객기가 사고 전날 AOA센서를 교체했는데 이 때문에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항공기 경로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사고기는 추락 전까지 수차례 고도를 급격히 낮추면서 속도를 올렸다가 내리길 반복했고, 추락 당시에는 시속 560㎞ 이상으로 급강하한 것으로 기록됐다. 앞서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 5일 사고 여객기의 비행기록장치(FDR)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마지막 4번의 비행에서 모두 속도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제작사인 보잉이 ‘737 맥스’를 운항하는 항공사에 조종석 계기판 오류로 인해 돌발 급강하를 유발할 수 있다는 공고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AA와 보잉이 이처럼 신속한 조치에 나설 정도로 문제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라이온에어의 737맥스 여객기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당시 탑승하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189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 원인이 비행기 결함 쪽으로 무게가 기울어지면서 신형 여객기를 주문했던 항공사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보잉사의 가장 최신 기종인 ‘737 맥스’는 지난해 운항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4,783대의 주문이 들어왔고 세계 40개 항공사가 250여대를 운항 중이다. 이는 보잉사 역사상 가장 빠른 판매 속도이기도 하다.

항공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버진 오스트레일리아는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한 최종 결과를 보고 주문 취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버진은 보잉 737맥스 30대를 주문해 내년 11월부터 인도받을 예정이다. 이미 해당 기종을 운항 중인 항공사들은 성명을 내고 승객의 우려를 잠재우려 노력 중이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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