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사법부 독립에 영향” 반대 고수
박상기(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여야 4당이 추진 중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 사건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 “법무부는 위헌을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과 정면으로 배치돼 주목된다.

박 장관은 8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별재판부 설치법안은 위헌이 아니며 국회의 입법재량권 안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느냐”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검토했다”고 답했다. 법무부 형사법제과는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별재판부 설치안이 “사법부 독립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검토보고서를 지난달 국회에 제출했다. 법률안의 재판부 구성에서 추천위원회의 판사 추천을 2배수로 규정하고 대법원장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다만, 박 장관은 특별재판부 설치에 찬성하느냐는 물음에는 “법무부 내부 검토 의견을 말한 것이고, 법무부가 (공식적으로) 사법부 문제를 주장하는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적극적 의견을 밝힐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정하고 독립적인 재판부가 구성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같은 날 앞서 사개특위에 참석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10년, 20년 뒤에도 특별재판부를 도입하자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사법부 독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 뜻을 고수했다. 대법원은 “사건 배당 등에 국회와 변호사단체(판사 추천과정)가 개입하는 건 사법권 독립 침해 여지가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안을 두고는 “(법안 통과에) 걸림돌이 된다면 의원을 수사대상에서 제거할 수 있지 않겠나 구상했다”고 밝혔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야당의원이면 (수사 표적이 되리란) 오해가 있는데 의원을 빼는 공수처를 생각해봤느냐”는 물음에 이 같이 답했다. 지난해 10월 법무부의 공수처 안에는 수사대상에 국회의원이 포함됐다. 지지부진한 권력기관 개혁의 첫발을 떼는 게 중요하단 점에서 후퇴할 수 있단 인식으로 비친다. 박범계 의원은 “한국당이 반대하는 이상 공수처 통과가 난망하다”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이에 함진규 한국당 의원은 “마치 야당이 두려워서 설치하지 말자는 논리가 아니다”며 “어차피 검사가 공수처에 가는데 (중립성에서) 실익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박 장관은 “수사대상이 달라지지 않나. 또 공수처는 승진을 기대하는 검사로 구성된 조직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권력으로부터 독립 방안부터 구체적으로 내놔라”는 한국당 의원들의 지적도 잇따랐다.

정부의 검ㆍ경수사권 조정안을 두고는 검찰개혁 목표와는 동떨어졌단 지적이 있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가 모호하고, 수사권 조정이 되어도 검찰이 해온대로 다 할 수 있는 수사가 열려 있는 것 아니냐”며 “이게 개혁이냐”고 지적했다. 올해 6월 정부 조정안에는 1차적 수사권을 경찰이 쥐더라도 부패ㆍ경제ㆍ금융증권ㆍ선거범죄ㆍ군사기밀보호법 등 핵심 수사는 검사가 직접 하게 했다. 박 장관은 “검찰 전문성이 요구되는 수사도 있다”며 “광범위한 수사 대상 문제는 국회에서 조정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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