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에 “불공정 무역” 경고
中 알루미늄 판재에도 관세 폭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다음날인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이 중간선거 이후 중국과 일본에 대한 통상압박 기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상무부는 7일(현지사간) 중국산 알루미늄 판재에 관세 폭탄을 날렸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수출에 따른 일본의 대미무역 흑자를 거론하며 “일본이 무역면에서 미국을 불공정하게 다루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내 민주당의 견제에 맞서 대외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외교ㆍ통상분야에서 보다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이날 중국산 일반합금 알루미늄 판재에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를 동시에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수출업자들이 자국산 일반합금 알루미늄 판재를 미국시장에서 48.9~52.7% 낮은 가격에 판매했고, 중국 정부가 생산업자들에게 46.5~116.5%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판정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중국업체들에 96.3~176.2%에 이르는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미 상무부가 반덤핑ㆍ상계관세 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통한 제재를 확정한 것은 1985년 이후 33년 만이다. 또 중국산 대형 용접관에 대해서도 132.6%의 반덤핑 관세, 198.4%의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중간선거 결과, 보호무역주의 성향인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통상 압박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무역협상에서) 합의를 볼 수도 있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타협의 여지를 남겨뒀다.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 기간 중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향후 양국 간 무역전쟁의 향배를 결정할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측이 우려하는 건 내년 초 시작하는 미국과의 물품무역협정(TAG) 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일본 자동차를 거론하며 경고장을 날린 것도 향후 TAG 협상에서 관세 부과 카드를 통해 일본에 자동차 수출량 제한 요구를 해 올 것이란 관측이 많다. 또 지난달 미국 측이 환율 문제를 TAG 협상테이블에 올릴 뜻을 시사한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와 참의원 선거를 앞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로서는 미국 발 엔고 압력에 직면할 경우 수출 등 경제 운용은 물론 선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13일 일본을 방문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탐색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도 전날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장관과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외무차관을 잇따라 만나 미국의 향후 외교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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