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리프의 마지막 날, 일본의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닛산 리프를 수령 받고 사흘 째 되는 아침, 오후 중으로 예고되어 있는 차량 반납을 앞두고 최종적인 점검을 위해 차량의 주변을 살펴보았다. 혹 주행 중 흠집이 난 곳은 없는지 개인 짐이 차량에 떨어져 있는지, 또 미처 치우지 못한 쓰레기가 남아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러던 중 SNS 메세지를 통해 수 년 전부터 일본에서 살고 있는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수년 전 한국에 있을 때는 그렇게 자주 만나던 지인이지만 지인이 일본에 취직을 하고 일본에서 생황을 하는 동안 SNS을 통한 연락이 전부였던 만큼 그 연락이 무척 반가웠다. 게다가 동선도 좋았다. 지인이 오전에 이직을 위해 면접이 하나 있었는데 그게 바로 오다비아에서 치러진 것이다. 또 해당 면접이 끝나면 오늘의 일정이 모두 끝난다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지인의 집이 오다이바에서 요코하마로 가는 중간에 있으니 동선으로도 함께 하기 좋은 상황이었다. 이에 마지막 세 번째 날의 일정을 함께 하기로 했다.

호텔 체크 아웃을 마치고 스마트폰의 구글 지도를 통해 지인이 전달한 주소로 이동을 했다.

일본 출장 내내 구글 지도의 길찾기 및 내비게이션 기능을 통해 주행을 하게 되었는데 일부 GPS 연결이 고르지 못한 점, 그리고 반응 속도가 조금 느린 것 외에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잠시 후 지인을 만나게 되었고, 지인과 함께 이후 일정을 정리했다.

그리고 그 결과 우선 오다이바에서 차량 반납처인 '요코하마'의 닛산 본사로 복귀하되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쇼핑과 리프의 배터리를 충전하기로 했다. 사실 둘째 날 급속 충전으로 배터리를 조금 채웠지만 주행 거리가 길었던 만큼 배터리 잔량이 70% 남짓이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선택이었다.

이에 지인의 소개하고 싶은 식당이 있는 '이케가미'에 위치한 닛산의 전시장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이케가미를 가는 동안 지인과 일본에서의 생활과 그 동안 제대로 묻지 못했던 서로의 안부를 주고 받으며 한참을 달렸다. 그리고 리프에 대한 주행감 또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지인은 '초대 리프에 비해 확실히 차량의 패키징 자체가 좋아진 것 같다'라며 '가격적인 부분이 일본 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이번 리프는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 같다'라며 동승 과정에서의 만족스러운 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지인이 만족스러워 했던 부분은 바로 하체에서 올라오는 충격에 대한 '성숙한 반응'이었다.

그렇게 이케가미에 위치한 닛산 전시장에 도착했고, 전시장에 설치된 급속 충전기에 리프를 세웠다. 참고로 일본의 주요 충전 인프라는 급속 시 30분, 완속 충전 시 한 시간의 충전 시간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즉, 닛산 전시장에 마련된 '충전차' 공간에 30분 가량 차량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주차장 찾기가 쉽지 않은 일본에서는 정말 반가운 이야기다. 게다가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위치에서는 이후 충전 차량이 진입하지 않는 이상 두 시간 정도까지는 여유 있게 '배려'를 해준다는 것이 이케가미 닛산 전시장의 직원의 설명이었다.

리프를 주차 및 충전을 시작하고 지인과 함께 걸었다.

목적지인 '돈카츠 엔라쿠'는 닛산 전시장에서 약 10분 정도 떨어진 이케가미 역 인근에 위치한 곳이었다. 가정집들과 골목 사이를 거닐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참을 걸었고, 그리고 잠시 후 저 멀리 목적이인 '돈카츠 엔라쿠'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문을 열어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고 안내에 따라 2층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신발을 벗고, 손에 쥐고 비좁은 계단을 걸어 올라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는데 2층에는 네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좌식 식탁이 두개 정도, 많이 잡아야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아마도 작은 가정집을 손질한 것이라 생각되었다.

생생한 샐러드, 힘이 느껴지는 돈카츠

지인과 함께 여러 메뉴가 적힌 메뉴판을 보다가 결국에는 '점심 메뉴'인 가츠런치 두개와 감자 샐러드를 추가하기로 했다.

참고로 지인은 점심 시간이야 점심 메뉴인 카츠런치도 인기 메뉴이지만 가츠동(돈카츠 덮밥) 또한 인기 메뉴이기 때문에 추후에 방문할 일이 있으면 꼭 가츠동을 먹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잠시 후 감자샐러드가 서빙되었고, 호기심에 재료를 살펴보았다. 포실 포실 잘 삶은 대신 완전히 으깨지 않아 식감을 살린 감자와 잘 다듬은 당근, 그리고 얇게 썰린 양파가 산미를 살린 수제 마요네즈와 버무려져 있었다.

마요네즈 덕에 그냥 먹는 것도 즐거웠지만 함께 제공된 양상추에 방울 토마토, 오이와 함께 쌈을 싸먹듯 먹는 것도 꽤 즐거운 경험이 되었다.

샐러드를 다 먹고 난 후 샐러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 카츠런치가 식탁 위에 자리했다. 단 번에 보더라도 두께감이 상당해 그 이유가 궁금해 한 조각을 들어 보니 마치 규카츠처럼 고기 본연의 두께감과 식감을 살린 고기가 눈길을 끌었다.

참고로 이곳의 돈카츠는 소스보다 소금을 뿌려 먹는 것이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라고 한다. 히말라야 암염을 즉석에서 갈아 올리고 한 입 베어 물면 소금 고유의 짠 맛과 함께 느껴지는 단맛은 물론이고 고기의 육즙과 바삭한 튀김 옷이 느껴진다.

어떻게 이렇게 튀겼을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 지인이 조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돈카츠 엔라쿠는 일반적인 기름이 아닌 라드, 그러니까 돼지 지방을 녹인 기름으로 '저온'에서 돈카츠를 튀긴단다. 그렇기 때문에 튀김 옷이 일반적인 돈카츠 전문점 등에 비해 더 묵직하고 견고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곳의 돈카츠는 고기를 100% 익히기 보다는 아주 약간 분홍빛이 돌 정도로만 튀기는데 식사를 하면서 잔열로 인해 모든 고기가 완전히 익어가 그 변화를 즐기는 것도 '미식'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좋은 선택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분홍빛이 돌 때의 그 식감이 무척 인상적이고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면 '소스파'가 외면 되는 것도 아니다. 이곳의 돈카츠 소스는 일반적인 돈카츠 소스보다도 가쓰오부시의 풍미가 강하게 느껴져 입안에서의 볼륨감이 상당했다. 따로 깨를 추가하거나 으깨지 않더라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찌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지어낸 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었다.

빕 구르망 그리고 동경 5대 돈카츠

식사를 하고 난 후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 돈카츠 엔라쿠는 '세계적인 미식 가이드'인 미쉐린 가이드에서 '빕 구르망'으로 선정한 곳이었다. 참고로 빕 구르밍은 '합리적인 가격과 우수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식당'을 의미하는 곳이다. 게다가 나중에 찾아보니 '동경 5대 돈카츠'로 불리는 곳이었다. 다음에 꼭 가야하고, 또 권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닛산 전시장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90% 넘게 배터리를 충전하고 우리를 기다린 리프를 만날 수 있었다. 전시장 측에 인사를 하고 다시 시동을 걸어 이후의 일정을 위해 다시 도로로 진입했다. 그렇게 '돈카츠 엔라쿠'와의 첫 인연이 마무리되었다.

주변을 잘 알고 있는 일본의 지인, 그리고 충전과 함께 주차의 여유를 더할 수 있는 닛산 이케가미 전시장 덕에 기억하고, 주변에 추천하고 싶은 식당 한 곳을 더 알게 되었다.

다음에는 꼭 카츠동을 즐겨보리라.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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