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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정책 숨 고르나… “2040년 재생에너지 비중 25~40%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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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정책 숨 고르나… “2040년 재생에너지 비중 25~40%로”

입력
2018.11.07 16:32
수정
2018.11.07 21:0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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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앞줄 왼쪽부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 총괄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한국전력 집무실에서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을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제출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김진우(앞줄 왼쪽부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 총괄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한국전력 집무실에서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을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제출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2040년까지 중장기 국내 에너지 수급 계획인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을 자문하기 위해 모인 전문가들이 정부에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5~40%로 늘릴 것을 권고했다. 애초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던 목표치(40%)보다 후퇴한 것이어서 정부의 탈(脫) 원자력발전 정책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학계ㆍ산업계ㆍ시민사회 등 에너지 민간 전문가 75명이 참여하고 있는 에기본 워킹그룹은 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권고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연내 기본계획안을 짠 뒤 에너지위원회와 녹색성장위원회,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에기본은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 따라 5년 주기로 수립하는 에너지 분야 최상위 행정계획이다. 3차 계획은 2019∼2040년을 아우른다.

이번 권고안에서 워킹그룹은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5%, 30%, 40% 등 세 개의 시나리오로 나눠 제시했다. 이미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20%까지 올리기로 한 만큼 정부는 남은 10년 동안 해당 비율을 최소 5%포인트 이상 높여야 한다.

김진우 에기본 총괄위원장은 “시장 상황과 기술발전 정도 등을 고려해 정부가 세 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범위로 목표치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보수적인 목표치인 25%안은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비중(2016년 2.9%)이 지나치게 낮다는 현실과 주민 수용성,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대책 등을 고려한 수치다. 목표치 중 가장 높은 40% 안은 2040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40%(2016년 24%)에 달할 거란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을 근거로 삼았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 달성을 위한 정량목표 박구원 기자
3차 에너지기본계획 달성을 위한 정량목표 박구원 기자

그러나 권고안 수립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처음에는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5~40%로 제시하려 했다가 그 이후 40%로 내부 의견이 모였다”며 “권고안을 바탕으로 기본계획을 세워야 하는 산업부가 그 결과를 듣고 상당히 부담스러워 해 다시 25~40% 안으로 되돌아 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인사도 “목표를 정해놓고 달성방안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지금 상황에 맞춰 적당한 목표를 세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4일 권고안 발표를 하기로 했다가 돌연 연기한 배경에 대해 김 총괄위원장은 “정부가 타당성을 좀 더 검토해보자고 제안해 정책화가 잘 될 수 있는 쪽으로 논의하기로 하고 제출을 연기했다”며 사실상 결정 과정에 정부의 개입이 있었음을 시인했다(본보 10월 5일자 1면). 권고안 목표치가 애초 보다 뒷걸음질 친 것을 볼 때, 정부가 에너지전환 정책의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밖에 워킹그룹은 “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대신, 수요를 조절하는 쪽으로 에너지 정책을 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왜곡된 에너지 가격구조와 낮은 에너지효율을 개선할 것도 권고했다. ▦전기요금 등 에너지 가격에 사회ㆍ환경 비용 반영 ▦화석연료 보조금 단계적 폐지 ▦전기차ㆍ가스차ㆍ수소차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과세 검토 ▦다양한 선택형 전기요금제 개발 등이다. 이를 통해 2040년 최종에너지소비량을 지난해와 비슷한 1억7,660만toe(석유환산톤ㆍ1toe는 원유 1톤을 태울 때 생기는 에너지)로 억제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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