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이언주 “보수 정치인 변신 이유? 민주당 장악 운동권에 거부감 때문”

알림

이언주 “보수 정치인 변신 이유? 민주당 장악 운동권에 거부감 때문”

입력
2018.11.05 04:40
수정
2018.11.05 08:45
4면
0 0

 “박정희 천재 아니고선 열악한 시대 괄목성장 이뤘을까 

 시대의 우파 만들고 싶었는데 바른미래당 시도는 실패”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2일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2일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사회주의혁명에 빠져 있던 운동권 출신들이 아직도 거기에서 졸업을 못한 것 같다.”

40대 재선인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요즘 여야를 통틀어 가장 화끈한 정치적 변신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에서 정치에 입문한 그는 경기 광명을에서 두 번이나 당선됐고, 초선 때는 원내대변인을 맡아 민주당의 얼굴 역할도 했다. 이후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에 합류해 현재는 보수성향 바른미래당 소속이 된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두고 ‘천재’라 극찬하는가 하면,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나라 꼴이 70, 80년대 독재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연일 혹평하고 있다.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이 의원에게 보수색 짙은 정치인으로의 변신 이유를 묻자 민주당 내부의 운동권 정서를 가장 먼저 꼽았다.

 

 _정치 시작을 민주당에서 했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이었다. 내가 인재 영입될 당시만 해도 민주당은 지금처럼 운동권 중심이 아니었다. 우파 정당이 전근대적인 권위주의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그 때는 민주당이 정치개혁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합류한 뒤 운동권의 민주당 장악은 급격하게 이뤄졌다. 정치를 하지 않았던 신인이다 보니 깊숙한 내부 구조라든가 역사를 잘 몰랐다.”

 

 _운동권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탈당을 결심한 건가. 

“나는 운동권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늘 괴로웠다. 특히 경제를 보는 시각이 그들과 달랐다. 나는 시장원리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그들은 가치 평가의 잣대로 대하더라. 그런데 경제라는 것은 아무리 윤리적으로 옳고 좋은 의도를 가졌더라도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국가는 시장원리를 이해하고 시장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야지, 시장 자체를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 사회주의 혁명에 빠져있던 사람들이 아직도 거기에서 완전히 졸업하지 못한 것 같다. 운동권이 과거 한국 정치에서 큰 역할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할 역할이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나는 그들과 경쟁하겠다.”

 

 _지금 하는 발언은 민주당 시절과는 180도 다르다. 가령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두고 “반시장적 국가개입주의”고 비판하지만, 민주당 원내대변인 시절에는 대폭 상향을 주장했다. 

“사실 비겁했던 거다. 동의할 수 없는데 (논평을) 내라고 하니 괴로웠다. 피해 다니기도 했다. 그때의 경험이 ‘욕먹을 땐 욕 먹더라도 이언주의 생각을 얘기 해야지, 자리에 연연해서 내 생각하고 다른 길을 가지 말자’고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_박정희 전 대통령을 치켜세운 데 대한 여권 지지자의 비판이 거셌다. 

“박 전 대통령의 독재는 비판하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그 열악한 시대에 정말 천재가 아니고서는 어떻게 그런 탁월한 통찰력을 갖고 괄목할 성장을 이뤄냈을까 싶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미국을 끌어들이고 자유민주진영을 택하면서 결과적으로 분단이 됐지만 내가 볼 때는 천만다행이었다. 우리가 하나였더라도 사회주의로 통일됐다면 지금 인권도 없는 나라에서 살고 있지 않겠나.”

 

 _바른미래당은 원하던 노선으로 가고 있나. 

“시대의 우파를 만들고 싶었는데, 당이 당초 기대와 많이 어긋나고 있다. 정당은 자기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바른미래당은 ‘바미하다’(찬성ㆍ반대가 아닌 절충안을 내는 행위를 비판적으로 일컫는 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선명함이 없다. 합리적인 것과 선명하지 못한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우리 시도는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_손학규 대표는 바른미래당이 중심이 돼 야권 재편을 이루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그런 말 들으면 화가 난다. 내가 중심이 돼서 뭘 하겠다는 얘기는 선배들이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자유한국당도 마찬가지다. 지금 상황에서는 어떤 가치를 정립하는 게 중요하지, 가치를 세우지도 않고 ‘나 중심으로 모이자’고 하면 국민이 실망한다. 집단 안에서 누가 대표선수가 되든, 중요한 건 가치집단을 만드는 일이다.”

 

 _부산 영도여고 출신이라 우클릭 행보가 2020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총선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지금은 지역구나 당선에 대한 고민보다 큰 싸움을 해야 할 때다. 지금 보수 분열을 봉합해서 결집하지 못하면 어차피 (당선이) 안 될 것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서진석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