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s up?’은 ‘무슨 일이냐’ 또는 ‘잘 지냈냐’는 뜻입니다. ‘와썹? 북한’을 통해 지난해까지 남한과의 교류가 사실상 중단 상태였던 북한이 현재 어떤 모습인지, 비핵화 협상과 함께 다시 움트기 시작한 북한의 변화상을 짚어봅니다. 한국일보가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투자’를 주제로 9~12월 진행하는 한국아카데미의 강의 내용을 토대로 합니다.

북한 내부 석유제품 공식 유통구조. 김경술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제공

“북한 전역의 거의 모든 군부대가 석유를 유출한다.”

김경술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진행된 ‘한국아카데미’에서 북한의 석유 유통을 설명하며 이 같은 ‘검은 경로’를 언급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에서 석유제품은 ‘스탄다’라고 불리는 공식 시장에서도 유통되지만, 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지 않은 비공식 시장에서 거래되는 양도 상당하다고 한다.

그는 “당국이 기업소나 저장소에 석유를 배분하면 담당자와 기업소장이 불법으로 유출하거나, 군부대의 경우 훈련시간을 조작해 빼돌리기도 한다”며 “북한에서 석유는 현금 그 자체로, 급전이 필요한 경우 기업들이 (배급 받은) 석유를 시장에 내다 파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밀수도 꽤나 이뤄진다. 기업소가 생산물을 외국기업이나 선박에 제공하는 대가로 석유를 받거나, 수입 선박의 빈 공간을 활용해 북한 내부로 석유를 들여오는 식이다.

김 연구위원은 “공식 석유수입은 4개 기관이 독점하고 있다”며 “내각 원유공급성 산하 삼마지도국, 노동당 39호실 산하 대흥지도국, 인민무력부 27부 산하 강성무역총회사, 4ㆍ25 체육단 붉은별 무역회사”를 소개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석유 배분 계획을 짜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당 종합지도국이 국가계획위원회에 배분 계획을 하달하면 계획위원회가 삼마, 대흥, 강성, 붉은별에 각각 60%, 15%, 20%, 5%씩 ‘와크’(석유수입 무역허가증)를 분배한다”는 게 그가 말한 북한의 공식적인 석유유통 구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정한 수출 금지 품목에 올라 ‘말 많고 탈 많은’ 북한 석탄 산업 현황도 간략히 소개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에는 무연탄 45억톤, 유연탄 160억톤 등이 부존하고 있으나 심부화(탄광이 점점 깊어진다는 뜻), 자본 및 기술 낙후, 전력 부족, 연관 산업 및 인프라 부실 등의 이유로 채탄 여건이 좋지는 않다”며 “탄광 소유 및 경영권도 외화벌이 위주로 변화해 현재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탄광이 200여개에 달한다”고 했다.

같은 날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도 북한 지하자원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북한 광업정책은 ‘수출우선’에서 ‘내수지원’으로, ‘원료산업’에서 ‘가공산업’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료를 저가에 수출하는 것보다 가공을 통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찾으려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북한 광산을 수 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다는 최 소장은 “석탄, 철광석, 마그네사이트 등은 매장량이 많기도 하지만, (질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도) 그나마 해볼만한 사업”이라고 대북투자를 염두에 둔 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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