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섭기자의 교과서 밖 과학] 남획으로 어족자원 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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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연간 소비하는 해산물은 1억4,380만톤(2011년 기준)에 달한다. 세계 최대 여객기인 A380(245톤) 약 58만7,000대에 달하는 무게다. 유럽위원회(EC) 공동연구센터(JRC)는 지난 5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전 세계 해산물 소비량은 지난 50년 동안 두 배 증가했다”며 “어업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에서 국민 1인당 해산물을 가장 많이 먹는 국가는 놀랍게도 한국(78.5㎏)이었다. 전 세계 1인당 평균 해산물 소비량(22.3㎏)의 3.5배를 섭취했다. 노르웨이(66.6㎏) 포르투갈(61.5㎏) 미얀마(59.9㎏) 말레이시아(58.6㎏) 일본(58.0㎏)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은 48.3㎏, 북한의 1인당 연간 해산물 소비량은 9.6㎏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해산물 소비량도 가파르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JRC는 이 같은 우려를 전하며 “어족자원이 남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진이 지난 7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 손이 닿지 않은 ‘야생 바다’ 지역은 전체의 13.2%(약 5,400만㎢)에 불과하다. 지구의 70%를 덮고 있는 드넓은 바다에서 아시아 대륙(약 4,450만㎢)보다 조금 큰 면적 정도만 보존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연구진은 어업과 해양산성화, 해수면 상승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한 15개 요소의 영향이 10% 이내만 미치는 곳을 야생 바다로 분류했다. 남극과 북극, 북태평양 일부 해역만 여기에 해당하며, 66%가 공해상에 있다.

어획기술 발달과 해산물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류가 점점 더 먼 바다까지 그물망을 펼치고 있어 남아 있는 야생 바다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도 비관적이다. 연구진은 “공해에서 이뤄지는 어업은 유류 보조금 등 정부 지원 덕에 이익을 볼 수 있다”며 “공해상 어업에 가장 많은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국가는 일본, 스페인, 중국, 한국, 미국 순”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남획의 대가로 가까운 미래에 인류는 자연산 물고기를 먹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캐나다 댈하우지대 공동 연구진은 2006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서식지 파괴, 무분별한 어획이 현재 추세대로 계속된다면 2050년경 물고기가 바다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1950년 이후 인류가 즐겨 먹는 어류의 29%가 ‘준 멸종’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준 멸종은 개체 수가 1950년과 비교해 90% 이상이 사라진 상태이다. 1994~2003년까지 선박이 대형화하고 포획기술이 크게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어획량은 13%나 줄었다. 어류 등 해양생물이 줄어들면서 먹이사슬이 빠르게 붕괴되고 있는 데다, 지구온난화와 점차 늘고 있는 공해상 어업 등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해양생태계 파괴 속도는 점차 빨라지는 추세라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이들은 “2048년이면 인류가 즐기는 물고기가 바다에서 씨가 마르게 될 것”이라며 “21세기가 바다에서 나는 자연산 해산물을 맛보는 마지막 세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엔 ‘콩 고기’처럼 콩으로 해산물을 만드는 시도가 이어진다. 최근 미국 회사 굿캐치푸드는 ‘생선 없는 참치’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콩에서 추출한 식물 단백질과 양파, 마늘 분말, 해초류를 섞어 참치와 비슷한 맛과 질감을 구현한 것이다. “해양자원이 멸종할 수 있다는 절박감에서 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힌 이들은 “해산물을 섭취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동물 세포를 키워 육류를 얻는 배양육과 같은 방식의 배양 해산물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어업의 지속가능성이 위태로워지면서, 해산물도 만들어 먹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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