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s up?’은 ‘무슨 일이냐’ 또는 ‘잘 지냈냐’는 뜻입니다. ‘와썹? 북한’을 통해 지난해까지 남한과의 교류가 사실상 중단 상태였던 북한이 현재 어떤 모습인지, 비핵화 협상과 함께 다시 움트기 시작한 북한의 변화상을 짚어봅니다. 한국일보가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투자’를 주제로 9~12월 진행하는 한국아카데미의 강의 내용을 토대로 합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 여명거리 건설현장을 시찰하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2017년 3월 16일 보도했다. 평양=노동신문 연합뉴스

“현재의 북한 경제 상황을 거칠지만 한마디로 정의해본다면, ‘건설 경기 부양을 통해 전반적인 경제 부양을 하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15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진행된 ‘한국아카데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도시 사랑’으로 평양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고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그야말로 ‘건설 붐’이 일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아파트 건설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홍 위원 얘기다. 그는 “위성사진을 분석해보면 아무것도 없던 공터가 1~2년 뒤면 아파트로 빼곡해지는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양시 청년공원 일대는 도시 개발에 대한 김 위원장의 강력한 의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다. 홍 위원에 따르면 청년공원 인근에 자리한 민둥산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한 국립 현충원에 해당하는 ‘열사릉’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는열사릉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섰다고 한다.

홍 위원은 “열사릉까지 갈아 엎고 그 위에 아파트를 지을 정도로 건설사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열사릉은 도시 중심부에서 벗어난 곳에 있는 산기슭 어딘가로 이전됐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청년공원을 비롯 북한 27개 도시에 조성되고 있는 공원들 역시 단순 조경용이 아니라, 아파트 건설ㆍ분양과 맞물린 도시계획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아파트가 공원과 붙어 있으면 필시 가격이 상승한다”는 말도 더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14년 5월 평양시 평천구역 23층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 책임자가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있는 모습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건설은 국가가 주도하는 방식, 민간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누가 사업을 처음 구상하느냐’를 제외하면 원리는 비슷하다. 당국은 건설 허가권을 쥐고 돈주(북한 신흥 자본가)에게 건설 물량을 할당하거나 건설 권리를 내주는 대가로 상납을 받고, 돈주는 건물을 지어 시세차익을 받아 챙기는 식이다. 권력과 돈이 만나니 비리도 많이 발생해, 부실공사로 인한 붕괴사고 등도 더러 발생한다. 2014년 평양 평천구역에 짓고 있던 23층 아파트 붕괴 사고로 수백 명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 대표적이다.

남북관계가 진전되며 대북투자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는 만큼 북한 진출 전법적 유의사항을 숙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은민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날 강연에서 사업단계별 주의사항을 각각 소개하며 “사업구상 단계에서는 북한 투자 여건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북한 측 파트너와 접촉하거나 방북할 때 국내법에 저촉 소지가 있는지,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국제사회 대북제재를 위반할 위험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제재 위반을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위반을 했다는 소문만 나도 (기업) 명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계약체결 단계에서는 “회사 형태에 따라 경영 방식, 투자 이익 분배 등이 다르니 북한 법제에 대한 꼼꼼한 검토하다”고 당부하는 한편, “분쟁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계약서에 구체적 조항을 명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대비에도 불구하고 북측과 분쟁이 발생했을 시, 관련 북한법은 1차적으로는 협의를 통해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협의 결렬 시에는 조정, 중재, 재판 등이 불가피하다.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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