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설] 한국당 ‘전원책 특위’, 보수통합 운운하며 허세 부릴 때인가

알림

[사설] 한국당 ‘전원책 특위’, 보수통합 운운하며 허세 부릴 때인가

입력
2018.10.13 04:40
27면
0 0

전원책 변호사가 주도하는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가 시작부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전 변호사가 253개 당협위원장을 새로 선정하는 인적청산 작업의 전제로 바른미래당 등과의 보수대통합을 연일 강조해서다. 한국당 혁신의 칼자루를 쥔 조강특위가 집권전략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은 탓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출범조차 매끄럽지 못해 잡음과 반발을 낳았던 특위가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보수 구심점’ 운운하며 과욕을 부리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전 변호사는 11일 특위 로드맵을 설명하며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사람들이 자기 안위만 생각해 특위 결정에 반발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탈락 의원의 반발을 원천 차단했다. 또 보수정당의 성격에 걸맞게 ‘병역ㆍ납세 의무 이행’을 청산의 우선적 잣대로 삼되 여성ㆍ청년을 가리지 않고 신인을 파격 우대하겠다는 생각도 비쳤다. 특히 주목을 끈 것은 “‘바른미래당 일부 중진과 곧 만나는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밝힌 대목이다. “특위가 허세 부리고 변죽만 울릴 뿐, 쇄신 근처에도 가지 못할 것”이라는 윤여준 전 장관 등 주변의 비판을 의식한 카드로 보인다.

그러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보수 대통령 탄핵을 자초한 한국당은 보수를 대표할 자격이 없는 것은 물론 다음 총선에서 없어져야 할 정당”이라고 거세게 쏘아붙였다. 또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미래당 중진들은 개혁보수 및 중도개혁을 추구하는 분들이어서 (평론가에 불과한) 전 변호사 말대로 호락호락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집안 단속도 했다. 전 변호사 발언이 정치도의적으로 무례할 뿐 아니라 접근 방식도 정치생리를 외면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손 대표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전 변호사의 발언은 분명 순서가 틀렸다. 한국당을 뿌리부터 바꾸겠다며 김병준 비대위가 출범했지만 3개월 넘도록 정부와 여당에 깐죽댄 것 외에는 한 일이 없다. 얼마전 좌표ㆍ가치 재정립위원회가 내놓은 자유ㆍ민주ㆍ공정ㆍ포용 등 4대 가치도 아무런 감동이 없다. 그런데도 단일 대오를 앞세워 보수통합의 적자를 주장하니 헛웃음이 나온다. 지금 한국당에 필요한 건 공연한 허세가 아니라 뼈를 깎는 행동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