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해군기지 건설로 갈등을 겪어 온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을 만났다. 2007년 해군기지 유치 결정 이래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인 이날 방문은 제주 해군기지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행사 뒤에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에게 “지난 11년 동안 고통을 겪은 데 대해 깊은 위로를 표한다”며 “강정마을 주민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는데 정부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기지 반대 주민들의 사면ㆍ복권 등 명예회복과 찬반 갈등으로 갈라진 마을공동체를 회복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참여정부 때 결정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대표적인 사회갈등 사안으로 꼽힌다. 마을은 반으로 쪼개지고, 반대 주민들은 범법자로 내몰렸다. 사법처리된 주민만 500명에 이른다. 2016년 해군기지가 완공되자 해군은 강정마을 주민 등 개인과 단체를 상대로 34억원의 구상권 청구소송까지 냈다. 다행히 현 정부 출범 후 소송을 철회하는 등 갈등 치유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 기지 반대 주민들은 이날 관함식 반대 시위를 벌인 데 이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도 불참했다.

제주 강정마을에는 기지 완공 이후 해군과 그 가족들이 생활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크루즈터미널이 완공돼 앞으로 민군복합항으로 본격 운영이 시작된다. 해군과 현지 주민, 또한 주민들 간의 밀접한 유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기대했던 군사ㆍ경제적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 정부가 남아 있는 갈등을 치유하는데 힘써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관함식이 제주에서 열린 것은 강정마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 말대로 “제주도를 갈등과 분쟁의 섬에서 평화와 치유의 섬으로 만들고 싶다”면 정부가 화합과 상생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강정마을의 오랜 아픔과 갈등을 이젠 매듭짓자는 게 모두의 바람이다.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