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자재단이 2011년 10억원 가량을 들여 경기 이천시 도자공원(세라피아) 내 도자박물관 앞마당에 만든 구미호 호수 모습. 재단은 7년만인 올해 이 호수를 다시 메워 광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독자 제공

경기도 산하 한국도자재단이 수억원을 들여 만든 호수를 다시 거액을 들여 메우기로 해 논란이다.

11일 한국도자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올해 6억원 가량을 들여 이천 도자공원(세라피아) 내 도자박물관 앞마당 호수(구미호ㆍ1,300여㎡)를 메워 광장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경기 세계도자비엔날레 등의 행사를 치르는 데 호수가 공간 활용을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재단은 이달 공사업체를 선정, 다음 달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문제는 이 호수가 2011년 10억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당시 광장을 파서 만들었다는 것이다. 공원 내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그런데 7년 만에 광장을 호수로, 다시 광장으로 되돌리는 사업을 벌이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설계비와 호수 광장 조성비, 부대 비용까지 더해 2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재단은 2010년 도자 작품 보관공간을 확충한다며 당시 이천시 도자진흥센터 내 사무실을 작품 보관과 관람을 겸한 수장고 전시관으로 바꿨다. 사업비는 3억 가량이 들어갔다. 재단은 그런데 올해 1억여 원을 들여 수장고 전시관을 다시 사무실로 되돌리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재단이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단 관계자는 “사업을 벌였다가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는 등 무의미한 사업으로 상당한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 사업을 강행했다가 예산 낭비 논란을 자초한 사업도 있다. 재단은 2010년쯤부터 도예인들이 작업장에 쌓아 둔 폐 도자와 악성 재고도자 등을 조형물 등으로 만드는 아트워크에 활용한다며 당시 10억 넘게 사들였다. 그러나 8년이 지난 현재 상당수의 폐도자 등이 경기도자박물관(광주) 등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전체 폐도자 중 60%는 활용했고, 40%만 남아있다고 밝히고 있다.

재단이 인사권을 남용했다는 주장도 불거졌다. 재단 직원 A씨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서정걸 대표 취임 이후 그 해 12월 인사에서 다면평가 결과라는 이유로 팀장급 3명이 직위를 잃었다. 징계도 전혀 없었다.

A씨는 “이는 인사위원회 심의절차(인사규정 8조)와 직급에 맞는 보직을 부여토록 한 보직관리원칙(25조)을 무시한 독단적인 인사”라며 “대표 측근들에게 팀장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재단 측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재단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더 많은 관람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시설 개선 차원이기에 예산낭비와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인사문제와 관련해서도 “팀장급 직원에 비해 팀장 보직은 30개에 불과해 이를 보완하려 보직 순환제를 실시하면서 일부가 불이익을 본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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