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문.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번 주 예비 후보자 선정을 시작으로 본격 궤도에 진입하는 서울대 총장 선거가 과열 양상을 띄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성추문 사태로 유례 없이 총장 최종 후보가 낙마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선거인만큼 후보자 자질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학내 목소리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총장을 두고 벌이는 선거전은 12일 오후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는 예비후보자 5명을 발표하며, 현재 후보 등록한 8명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번 성낙인 총장이 당선될 때 유력 경쟁자였다가 탈락한 뒤 정치권으로 방향을 틀었던 오세정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돌연 경쟁에 뛰어들면서 선거 분위기도 한층 과열되고 있다.

특히 후보 또는 후보 지지자 간 이해관계에 따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거가 혼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기야 전임교수 2,200여명이 소속된 교수협의회(교협)가 교수 전원에 뉴스레터 형식의 이메일을 보내 “각종 후보자 음해행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이사회와 총회, 언론 등을 통해 강력 대응하겠다”며 분위기 진화에 나설 정도다. 가짜뉴스 유포를 통한 후보자 음해, 언론을 통한 간접적 후보자 선전 등이 벌어지고, 학교 바깥 세력의 개입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특히 선거 관리를 맡고 있는 총추위에 대한 공정성 시비도 일고 있다. 각 단과대 대표 17명을 포함해 교수 21명으로 구성된 총추위 위원 일부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총추위 측은 즉각 “정당한 절차를 거쳐 뽑힌 각 단과대학 대표인 위원들에 대해 증거도 없이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시선이 곱지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거 제도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공과대 소속 한 교수는 “공약 이야기는 온데 간데 없고 서로 표 계산 하기 바쁘다”면서 “땅에 떨어진 서울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 논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지만 여전히 기득권 싸움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는 지난 7월 강대희 의과대 교수를 총장 최종 후보로 낙점했으나 성폭력 의혹 등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재선거를 치르고 있다. 12일 뽑힌 예비 후보 5명은 이달 내로 두 번의 공개 소견발표회를 거쳐 다음달 14일 최종후보자 3인으로 압축된다. 이후 이사회 표결을 거쳐 최종후보가 확정된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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