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장애인 AG 시상대 함께 오른 남북 수영 단일팀

심승혁(북), 김세훈(남), 정국성(북), 전형우(남) 등 남북 선수들이 10일 자카르타 GBK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남자 계영 400m 시상식에서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우여곡절 끝에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올랐다.

전형우(16ㆍ충남고)와 김세훈(21ㆍ울산 북구청), 정국성(21)과 심승혁(22ㆍ이상 북) 등 4명의 남북 수영 선수들은 10일(한국시간) 자카르타 GBK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계영 400m 34P 동메달 시상식에 참가했다. 시상대에 선 이들은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활짝 웃었다.

남북이 함께 시상대에 서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있었다.

이틀 전 남자계영 400m 예선 때는 전형우와 김세훈, 정국성과 심승혁 등 남북 에이스들이 함께 출전해 결선 티켓을 땄다. 반면 결선에서는 메달을 위해 남측 선수들만 나섰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측은 “단체전은 예선, 결선 출전 선수 전원에게 메달이 수여되기 때문에 남북 선수들의 경기력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예선은 남북선수 각 2명, 결선은 남측 선수들만 출전하기로 사전 합의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결선에서 김세훈과 권용화(19ㆍ경기도장애인체육회), 이동구(37ㆍ부산시장애인체육회), 권 현(27ㆍ부산장애인체육회)이 역영 끝에 일본, 중국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북 단일팀이 국제 장애인 대회에서 메달을 딴 건 처음이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후 레인 심판이 일본의 부정출발이 있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일본은 ‘터치전 출발’로 실격 처리됐고 단일팀 메달 색깔이 동에서 은으로 바뀌었다. 기쁨도 잠시. 몇 분만에 현장은 다시 요동쳤다. 실격 직후 일본의 신속한 소청, 비디오 판독을 거쳐 다시 단일팀 순위는 동메달로 번복됐다. 이번에는 코리아 선수단이 이의를 제기했다. 조직위원회는 시상식을 연기했고 세계장애인수영연맹(World Para Swimming)은 테크니컬 디렉터(TD)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었다. 비디오 재판독을 통해 일본의 터치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결론 났고 코리아는 받아들였다.

이번에는 시상 규정이 문제였다.

현장을 관할하는 TD는 ‘릴레이(계영, 혼계영) 메달은 예선, 결선을 뛴 모든 선수들에게 주어지지만 예선만 뛴 선수의 메달은 선수단장(Team Leader)을 통해 전달된다는 규정’을 들어 단일팀 7명의 선수 중 결선을 뛴 남측 4명만 시상대에 오를 수 있다고 통보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APC)와 조직위 측을 만나 남북단일팀의 취지를 설명하고 남북선수가 함께 시상대에 올라야 한다고 설득했다. 결국 조직위가 남측 2명, 북측 2명 등 4명의 선수가 시상대에 오를 수 있다고 결정해 예선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남측 김세훈과 전형우, 북측 심승혁과 정국성으로 정해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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