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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보는 부동산 시장, 횡보?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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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보는 부동산 시장, 횡보? 하락?

입력
2018.10.09 18:00
수정
2018.10.09 20:52
24면
0 0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중개사무소 밀집 지역에 호가를 낮춘 급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뉴스1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중개사무소 밀집 지역에 호가를 낮춘 급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뉴스1

강남3구ㆍ용산ㆍ영등포구 아파트

이달 들어 상승률 일제히 급락

171까지 치솟던 매수우위지수

9ㆍ13대책 후 70포인트 이상 빠져

“강남 상승률 마이너스도 예상”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정책 발표 여파로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집값 상승을 견인하던 서울 강남3구와 용산ㆍ영등포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이달 들어 일제히 급락했고, 시장은 ‘매도자 우위’에서 ‘매수자 우위’로 변하는 추세가 완연하다. 강남 등 인기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이달 안에 마이너스로 전환되면, 관망세가 짙은 현재 시장 분위기가 약보합 혹은 하락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1주차(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0.09%를 기록했다. 0.3%를 훌쩍 넘었던 8~9월의 오름폭이 꺾인 것으로, 서울 집값을 견인하던 강남, 용산, 여의도의 상승세 위축 영향이 컸다. 실제로 한 달 전 0.51%까지 치솟았던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0월 들어 0.04%로 떨어졌으며, 같은 기간 서초구는 0.54%에서 0.01%로, 송파구는 0.52%에서 0.07%로 하락했다. 서울 집값 상승에 불을 붙인 용산구와 영등포구 상황도 비슷하다. 용산구는 0.40%에서 0.03%로, 영등포구도 0.41%에서 0.06%로 각각 급락했다. 올해 전국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경기 분당도 마이너스 전환의 고비에 서 있다. 한 달 전 0.79%에 달했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이달 들어 0.04%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들 인기지역의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넘쳐나던 시장에 “다소 가격을 내려서라도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급속히 늘어나는 형국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04.8로, 집값 급등이 시작되기 직전인 7월 말(102.6)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3일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인 171.6까지 치솟았던 서울 매수우위지수가 9ㆍ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70포인트 이상 빠진 것이다. 0~200 사이에서 수치가 결정되는 매수우위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웃돌면 매수자가, 100을 밑돌면 매도자가 각각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수값 하락은 매수자가 귀해지면서 이들이 주택 거래에서 주도권을 쥐는 ‘매수자 우위’가 형성된다는 것을 뜻한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강남 등 집값 상승률 하락세를 고려하면,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곧 10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매수자 우위 시장이 일단 형성되면 그 자체로 집값 하락의 또 다른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장에서도 인기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의 마이너스 전환 여부와 시점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강남 등 인기 지역의 아파트값이 오르면 타 지역에서도 일제히 추격 매수가 일어나고, 반대로 이들 지역이 주춤하면 관망 또는 하락으로 장세가 변하는 현상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송파구의 A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전용면적 76㎡ 실거래가가 19억원을 넘던 잠실주공 5단지 아파트의 호가가 이달 들어 18억원 초반대로 떨어졌고, 이에 따라 인근 아파트들의 호가도 종전 15억원대에서 2억원 정도 빠지는 등 하락세가 전이되는 양상”이라며 “이달 중 강남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시장 전체도 약보합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강남구의 B부동산중개사무소 실장 역시 “강남 아파트값 상승률의 마이너스 전환은 이미 기정사실”이라며 “다만 워낙 서울로 진입하려는 전국적 수요가 많아 급격한 하락장은 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은 변수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종합부동산세 인상 관련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여부, 정부의 공급대책 추가 발표 수준 정도가 꼽힌다. 금리가 인상된 상황에서 종부세 법안이 통과되고 서울 등 수도권에 대규모 추가 공급까지 동시에 발생하면 약보합장이 하락장으로 전환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 진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금리 인상, 종부세 법안 통과, 추가 공급 등 세 변수가 모두 현실화되면 시장의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며 “심리적 위축에 ‘정부 강공책이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메시지까지 확산된다면 의외로 하락장이 길게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10월 1주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 김경진기자
10월 1주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 김경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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