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너] 염동균 VR 드로잉 아티스트

“VR 드로잉 퍼포먼스요? ’조각을 그린다’라는 표현이 좋은 것 같아요.” 국내 1호 VR 드로잉 아티스트 염동균 작가는 VR 틸트 브러쉬 기술을 이용해 예술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기존의 캔버스 그림이 점, 선, 면으로 만들어진 2차원 예술이었다면 VR 드로잉 퍼포먼스는 가상 현실 안에서 입체적인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3차원 예술이다. 그 속에서 염동균 작가는 과거와 미래, 기술과 예술의 만남을 하나의 퍼포먼스로 표현한다. 붓을 버리고 VR을 손에 쥔 국내 최초 VR 아티스트 염동균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VR 드로잉 아티스트 염동균 작가 [저작권 한국일보]

Q. ‘VR 드로잉 퍼포먼스’가 뭔가요?

VR 드로잉 퍼포먼스는 공연자가 VR을 착용하고 틸트 브러쉬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가상 공간 안에서 실시간으로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예요. 기존의 예술 관람이 이미 제작된 미술품을 구경하는 것이었다면 VR 드로잉 퍼포먼스는 드로잉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관객들이 함께 즐기는 퍼포먼스 예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VR 드로잉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염동균 작가. 제공 브로큰브레인

Q. 기존 예술과는 다른 VR 드로잉 퍼포먼스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드로잉 측면에서 보면 3차원 가상 공간이 주는 자유가 VR 드로잉 퍼포먼스의 큰 매력이죠. 캔버스나, 그래피티 작업 같은 경우 캔버스라는 제한된 폭, 벽이라는 제한된 폭이 있잖아요. 그에 비해 VR 드로잉 퍼포먼스는 무한한 3차원 공간을 캔버스로 사용할 수 있다 보니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죠. 하나의 입체적인 세계관을 표현 할 수 있다는 점이 VR 드로잉 퍼포먼스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퍼포먼스 측면에서 봤을 때 VR 드로잉 퍼포먼스는 기존 퍼포먼스 예술인 춤이나 노래에 비해 시각적인 메시지 전달에 아주 특화되어있죠. 가상의 공간 위에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그려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공연 자체의 재미도 좋지만, 의도한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VR 드로잉 퍼포먼스의 장점인 것 같아요.

Q VR 드로잉 퍼포먼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모든 역사적인 사건들이 나중에는 멋지게 미화 되잖아요. 저도 처음엔 단순히 호기심으로접근했죠. VR을 가지고 놀면서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전혀 몰랐어요. 그래피티 작업을 주로 하고 있을 땐 VR이 제 예술 작업의 한 부분으로 사용될 줄 알았지만 지금처럼 VR이 완전 주력이 되어서 사무실을 옮기고 식구가 늘고 이렇게 될 줄은 몰랐죠.

염동균 작가가 VR 드로잉 퍼포먼스에 사용하는 VR기기. 제공 브로큰브레인

Q 처음 VR을 접했을 당시의 감정은?

신세계였죠. VR을 착용하니까 하나의 세계가 정말 실감나게 있더라고요. 계속 감탄했죠. 한 일주일은 너무 재미있게 작업했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VR 드로잉 퍼포먼스 작업 의뢰가 빨리 들어와서 놀이가 아니라 일이 되어버렸지만 저로서는 감사한 일이었죠. 구매한지 얼마 안 되고 콘텐츠를 올리자마자 섭외가 들어왔고, 첫 공연이 잘 끝난 덕분에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되었어요.

Q 국내 최초로 VR 드로잉 퍼포먼스를 시작하면서 시행착오는 없었나요?

당시 국내에는 VR 드로잉 퍼포먼스라는 개념이 아예 없어서 물어볼 데가 전혀 없었죠. 해외에 있는 자료를 많이 참고했는데 다 영어다 보니까 저와 대표님하고 둘이서 씨름을 많이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죠. 첫 공연은 아예 못할 뻔 했어요. VR 시스템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을 때다 보니, 전날 리허설은 아예 구동이 안 됐고 당일 날 공연 2시간 전에 연결이 겨우 됐어요. 그때 딱 리허설 2번하고 공연 한 거거든요. 그때 망했으면 지금은 어떻게 됐을 지 모르죠.

가상 현실 속에서 드로잉 작업하는 모습. 제공 브로큰브레인

Q 패션, 붓, 스프레이 등 다양한 도구로 창작 활동을 해왔는데요. 계속해서 도구를 바꾸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순수하게 캠퍼스 작업만으로 승부를 내기에는 세상에 잘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캠퍼스 작업으로만 봤을 때 저는 그렇게 좋은 작가는 아니죠. 아마 제가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몇십 년이 걸릴지도 몰라요. 저는 어떻게 보면 틈새시장을 노린 거죠. ‘이 시장에서 내가 나만의 확고한 분야를 만들려면 뭘 해야 할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계속 도구를 바꾸는 거였어요. ‘전달하기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저만의 예술관을 확립하게 되었죠. 그게 저한테 맞는 옷이라고 생각해요.

VR 드로잉 아티스트 염동균 작가 [저작권 한국일보]

Q 염동균 작가에게 예술은 어떤 의미인가요?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사실 예술도 자본의 하위 카테고리거든요. 자본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 속에서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예술이란 뭘까? 대중들이 이해 못하는 것을 예술이란 포장지로 포장하는 것은 아닐까? 사람들이 ‘이게 뭐가 예술이야’라고 할 때 ‘넌 예술을 몰라’ 이런 식으로 포장하는 엘리트들의 단어가 아닐까? 저는 우리 일상 속에서 뭔가 특별한 거나 재밌는 게 있다면 그게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Q 염동균 작가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는 예술을 쉽게 풀어주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너무 무겁고 있어 보이는 척 하는 게 아니고 그냥 편하게 방향성을 줄 수 있는 사람? 제가 원하는 모습은 영화 ‘매트릭스’에요. 영화 매트릭스엔 굉장히 많은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겨있지만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봐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죠. 그냥 먹어도 맛있고 씹으면 씹을수록 더 맛있는 그런 매트릭스 같은 공연을 만드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그냥 봐도 재미있고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그런 공연을 만드는 작가요.

VR드로잉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는 염동균 작가. 제공 브로큰브레인

박기백 인턴PD 2013ssh3y95@naver.com

김창선 PD changsun9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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