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이 9단, 올해 KB리그서 4승9패로 부진…어이없는 ‘덜컥수’도 연발
이세돌(왼쪽) 9단이 지난달 29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스튜디오에서 열렸던 ‘2018 KB 바둑리그’ 경기에서 이창석 4단에게 패한 직후 계가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국내 최대 기전인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정규시즌이 5일 포스코켐텍의 우승 확정과 함께 종착역으로 치닫고 있다. 총 34억원(KB리그 31억원, 퓨처스리그 3억원)의 상금 규모로 지난 6월, 8개팀이 14라운드 일정으로 개막했던 KB 바둑리그는 이달 7일 정규시즌의 막을 내린다.

올해 KB리그에선 한국 바둑의 간판스타인 이세돌(35) 9단의 추락이 가장 눈에 띈다. 올해 현재 이세돌 9단의 성적은 49승32패로 다승 부문 5위권이지만 KB리그에선 4승9패(승률 30.7%)로 고전 중이다. 신안천일염 주장인 이세돌 9단의 부진으로 소속팀도 최하위권이다. 마지막 대국도 국내 랭킹 2위인 신진서(18) 9단과의 대결이어서 승리를 장담하긴 어려운 형편이다. KB리그에서만 통산 132승62패를 기록 중인 이세돌 9단으로선 굴욕적인 한 해를 보낸 셈이다. 10월 국내 프로바둑 기사 랭킹에서도 11위까지 추락, 랭킹 시스템 도입 이후 처음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특히 예전에 비해 경기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세돌 9단 대국을 지켜본 한 바둑TV 해설위원은 “전투가 벌어졌을 때 수읽기 부분에서 과거엔 볼 수 없었던 어이없는 실수가 자주 나온다”면서 “30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확실하게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KB바둑리그에서 선전한 이영구(왼쪽) 9단은 이달 말 오정아 3단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한국기원 제공

반면 SK엔크린 소속 이영구(31) 9단의 약진은 올해 KB리그의 또 다른 볼거리였다. 이영구 9단은 현재 10승4패로, 박정환(25) 9단 및 신진서 9단, 나현(23) 9단 등과 함께 막판까지 다승왕 경쟁에 뛰어들면서 올해 향상된 기량을 선보였다. 이영구 9단은 특히 1~7라운드까지 최철한 9단과 신민준(19) 9단, 이지현(26) 7단, 이창호(43) 9단 등의 강자들을 잇따라 격파하면서 7연승까지 내달렸다. 바둑TV 해설위원 겸 현 국가대표 코치인 홍민표(34) 9단은 “이영구 9단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었던 초반 포석 감각이 인공지능(AI) 연구를 통해 보강되면서 성적 향상을 가져왔다”며 “소속팀의 주장으로 기용되면서 책임감이 더해진 것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빛을 잃었다. 이영구 9단은 하지만 이달 말 동료인 오정아(25) 3단과 결혼까지 예정된 상황이어서 올해는 더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올해 KB바둑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포스코켐텍의 이상훈(맨 왼쪽) 감독과 동료 선수들이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스튜디오 대기실에서 모니터로 실전 대국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올해 KB리그 정규시즌에선 불미스러운 ‘미투’ 사태로 사령탑이 교체된 포스코켐텍의 강세가 변함없이 이어졌다. 지난해 우승 멤버였던 주장 최철한(33) 9단을 포함해 나현 9단과 변상일(21) 9단, 이원영(26) 8단, 윤찬희(28) 7단 등이 올해도 뛰어난 기량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또한 새로 영입된 이상훈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하면서 현재 9승 4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이상훈 감독은 앞선 2014~16 KB리그에서 티브로드팀을 이끌고 3연패를 달성한 명장이다. 바둑TV KB리그 해설위원인 송태곤(32) 9단은 “선수단 자체가 워낙 기복이 없는 선수들로 구성되면서 구멍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데다, 이상훈 감독 역시 이미 검증된 명장이어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10승 2패)을 영입, 올해 KB리그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화성시오코리요팀은 동료들의 부진 속에 포스트시즌 탈락을 맛봐야만 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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