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의 주된 전파 경로는 낙타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박쥐가 갖고 있었다. 위키피디아

2015년 한국 사회를 공포에 빠뜨렸던 메르스. 올해도 불과 한 달 전에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타나 온 사회가 긴장했었죠. 대부분 ‘메르스’ 하면 낙타를 떠올립니다. 메르스 사태 당시 질병관리본부가 중동 여행 시에는 낙타와의 밀접 접촉을 삼가고 낙타유나 낙타고기 섭취를 피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을 제대로 따져보면 낙타는 매우 억울해 할 것 같습니다. 정작 메르스의 주범은 따로 있었기 때문이죠.

바로 박쥐입니다. 박쥐는 온갖 바이러스의 온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3년 콜린 웹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교수팀이 영국 왕립학회보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박쥐의 몸에는 137종의 바이러스가 서식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바이러스가 많다 보니 박쥐는 세계를 위협하는 바이러스와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2003년의 사스, 2014년 에볼라도 박쥐에서 시작됐습니다.

메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수 차례 바이러스의 원흉으로 지목됐던 박쥐와 밀접 접촉한 낙타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옮았고, 결국 낙타와 함께 사는 사람에게도 전염이 된 것이죠. 그렇다면 박쥐는 어쩌다 이렇게 바이러스를 잔뜩 안고 사는 몸이 됐을까요? 웹 교수팀은 박쥐의 생활 환경을 지목했습니다. 박쥐는 동굴과 같이 어둡고 깊은 공간에서 무리 지어 삽니다. 그러다 보니 한 마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그 전염 속도는 굉장히 빠르죠.

그런데 말입니다. 박쥐는 이렇게 많은 바이러스를 안고 살면서도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요? 사스, 에볼라, 메르스 모두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무서운 바이러스인데 말이죠. 우선 박쥐의 비행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높은 열로 제압해야 하는데요. 박쥐는 비행할 때마다 체온이 40도에 이를 정도로 상승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잘 저항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일부 박쥐는 사스와 에볼라 항체를 지니고 있고, 세포 내에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특별한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박쥐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 수 있게끔 진화한 셈인데요. 박쥐를 잘 연구하면 우리가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실마리를 찾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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