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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버섯처럼 번지는 자살송 “강력 규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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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버섯처럼 번지는 자살송 “강력 규제 필요”

입력
2018.10.0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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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12세 어린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청소년들 사이에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자살 노래, 자해 노래 등이 자살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게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노래들을 유해물로 지정해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손석한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4일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을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증가를 아동ㆍ청소년 자살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자살, 자해를 아무렇지 않게 표현하는 노래, 영상물을 접하는 게 첫 번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손 전문의는 “‘너는 지금 형편 없으니까 머리 박고 자살하자’며 자살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나온다. 또 ‘손목을 그으니까 마음이 편하다’ 이런 식의 음악을 아무 생각 없이 따라 부르다 보면 자살, 자해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힘들면 노래에서 하는 것처럼 자해할까, 자살할까, 이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도록 조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초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자살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게 하는 자살송 등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초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자살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게 하는 자살송 등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청소년들이 유명인의 자살 소식을 SNS를 통해 손쉽게 접하는 것도 문제다. 손 전문의는 “SNS가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어른들만 알았지만 지금은 SNS가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도 다 안다. 나도 힘들 때는 저렇게 해소를 해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해소하는 방안을 적절하게 배우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효성이 떨어지더라도 우선 자살송, 자해송 같은 유해물은 규제해야 한다고 손 전문의는 주장했다. 그는 “다 막을 수는 없겠지만 철저하게 금지해서 아이들이 자살송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 유통되지 않게 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자살과 자해는 굉장히 잘못된 행동이라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당장 이런 유해물을 전면 차단하거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는 어렵다. 가족, 교사 등이 자살의 전조 신호를 감지해 예방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최선이다. 손 전문의는 “자살 전 잠을 못 자거나 잠만 자는 등 수면의 변화, 식사의 변화, 죽음 언급 등 전조 신호를 보인다”면서 “이럴 때는 가볍게 여기거나 ‘절대 그래선 안 된다’고 다그치지 말고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니’라고 직접적으로 물어보고 힘든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을 잘 지켜보고 아이들의 힘든 마음을 잘 알아주는 게 가장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학생 자살은 최근 2년 연속 증가했다. 2013년 123명에서 2014년 118명, 2015년 93명으로 줄었지만 2016년 108명, 지난해 114명으로 다시 늘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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