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 시내로 향하는 거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는 주민들 뒤로 고층 건물들이 서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What’s up?’은 ‘무슨 일이냐’ 또는 ‘잘 지냈냐’는 뜻입니다. ‘와썹? 북한’을 통해 지난해까지 남한과의 교류가 사실상 중단 상태였던 북한이 현재 어떤 모습인지, 비핵화 협상과 함께 다시 움트기 시작한 북한의 변화상을 짚어봅니다. 한국일보가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투자’를 주제로 9~12월 진행하는 한국아카데미의 강의 내용을 토대로 합니다.

“평양시 중구역에 있는 70평 아파트는 작년까지만 해도 2억원(남한 시세로 환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북미 정상회담 이후 3억원으로 가격이 오르더라고요. 60평짜리 아파트는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40평짜리 아파트는 5,0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뛰었고요.” (중국 대북사업가 A씨)

집값 상승은 비단 서울만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곽인옥 숙명여대 ICT융합연구소 교수는 1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진행된 ‘한국아카데미’에서 4ㆍ27 남북 정상회담 및 6ㆍ12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평양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며 일어난 현상”이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북한이 대외 공개하는 자료가 많지 않은 관계로, 곽 교수의 평양시 연구는 주로 북한 및 중국 무역 관계자들의 설문조사와 심층면접, 그리고 위성사진 및 동영상 분석을 통해 진행됐다.

곽 교수에 따르면 평양은 강을 중심으로 북쪽에 위치한 아파트 가격이 더 높게 형성돼 있다. 60평 아파트를 기준으로, 강북에 속한 중구역, 평천구역, 보통강구역이 각각 1억5,000만원, 7,500만원, 6,000만원 정도로 시세가 형성돼 있고, 강남에 위치한 구역(대동강ㆍ동대원ㆍ선교ㆍ락랑 등)은 3,000만원 선에서 거래 가능하다고 한다.

재개발 정보를 먼저 취득한 사람들 또는 돈주(북한의 신흥자본가)들은 상당한 시세 차익을 누리기도 한다. 곽 교수는 “한 공장 노동자는 2012년 4,000달러였다가 2년 뒤 재개발된 모란봉구역 전승동아파트를 7만 달러에 팔아 아파트 3개를 사서 자식들을 분가시키고, 중류층으로 올라섰다”는 말도 전했다.

평양 시내 대표적 주거지역인 ‘동대원 구역’ 당창건기념탑 일대의 2005년 모습(왼쪽)과 지난달 11일 동일한 지역을 촬영한 모습이 대조적이다. 형형색색 채색된 건물은 2000년대 이후 꾸준한 도시 개발과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싣는다. 평양=한국일보 자료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장마당(시장)도 활발하게 돌아간다. 총체적인 경제난과 사회주의 국가 기능이 약화되며 국가에 의한 배급 시스템이 마비되고, 생존을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살길을 모색한 결과다. 그는 “평양 시내에 18개 구역이 있는데, 각 구역마다 2개 시장, 각 동마다 메뚜기시장(아주 작은 시장)이 2개씩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체제 이후 개인상점, 식당 등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통 분야도 꽤나 발달했다는 게 곽 교수 설명이다. 그는 “상점 홈페이지를 통해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주문도 가능하다”며 “중국에서 들여와 개조한 버스가 택배차로 사용되는데, 평양시내에서 택배 시스템을 활용하는 택배차는 약 400~500대”라고 소개했다. 그는 “제한된 정보로 북한을 판단하면 큰 오산”이라고 지적하며, “겉으로는 계획 경제 체제로 보이지만, 안으로는 시장 경제 체제로 살아가고 있어서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는 2007년 북한에 ‘락원닭고기 식당’을 개업했던 최원호 맛대로촌닭 대표의 강의도 이어졌다. 인테리어 자재부터 각종 요리 도구, 식자재까지 남한에서 공수해 북한에서 치킨집을 운영했다는 그는 “수입을 7대 3으로 나누기로 했는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며 남북 사업이 비틀어지기 시작하더니, 이후 5ㆍ24조치로 교류가 완전히 끊어지며 아직도 (수입을) 정산하지 못했다”는 실패담을 소개하면서 남북 당국을 향해 “치킨집 하나 지켜주지 못하면서 통일 얘기를 논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최 대표에 따르면 북측에 차린 치킨집은 여전히 성업 중이라고 한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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