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래(230위ㆍ인천시청)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KEB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25만 달러)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단식 예선을 통과했다. 한국 테니스사(史)에 남을 결과임에도 그는 “한편으론 한국 여자테니스가 부족했다는 생각”이라며 마냥 기뻐하지만은 않았다.
한나래는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단식 예선 결승에서 바르보라 스테프코바(343위ㆍ체코)를 2-0(7-5 6-3)으로 제압하고 자력으로 본선에 올랐다.
2004년 창설된 WTA 투어 코리아오픈에서 한국 선수가 와일드카드가 아닌 예선을 통과해 자력으로 단식 본선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대회엔 장수정(204위ㆍ사랑모아병원), 최지희(502위ㆍNH농협은행), 박소현(주니어 77위ㆍ중앙여고)이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본선에 출전하고, 한나래는 예선을 통과해, 한나래를 포함해 총 4명의 한국선수가 본선에 나가게 됐다.
한나래는 본선 진출에 마냥 들뜨지 않았다. 그는 ”(본선행이)기분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15년 만에 첫 예선 통과라니 그 동안 한국 여자테니스가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또 “예선 1회전을 마치고 안 좋았던 무릎 상태가 나빠졌는데 어제 열리려던 경기가 비 때문에 오늘로 미뤄진 것이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갈 데까지 가 보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올해 26살인 한나래는 “이제 경험을 쌓는 것은 끝났고, 치고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예선에서 몸을 많이 푼만큼 본선에서 상대가 누가 되든 최선을 다해 이기겠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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