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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쓸 때마다 여성 캐릭터 고민 ‘악의 기원’ 루미도 독립적으로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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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쓸 때마다 여성 캐릭터 고민 ‘악의 기원’ 루미도 독립적으로 그려”

입력
2018.09.17 04:4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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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이희준, 박지리 원작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뮤지컬 작업

대학 극단 배우부터 뮤지컬극작 석사까지, '연극 덕후'의 마음으로 활동해 온 이희준 극작가는 내놓은 작품마다 웰메이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예술단 제공
대학 극단 배우부터 뮤지컬극작 석사까지, '연극 덕후'의 마음으로 활동해 온 이희준 극작가는 내놓은 작품마다 웰메이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예술단 제공

‘내 마음의 풍금’ ‘공동경비구역JSA’ ‘마마돈크라이’ 등 웰메이드 뮤지컬로 소문 난 작품마다 이 사람의 손을 거쳤다. “완성본에 가까운 초고를 보내줘 기획팀을 설레게 했다”는 평가와 함께 넘버 가사가 귀에 쏙쏙 박힌다는 말이 그의 작품을 두고 끊이지 않는다. 이희준(49) 극작가에 대한 평판이다. 그는 다음달 2~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초연되는 뮤지컬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의 대본과 가사를 썼다. 공연 중인 창작뮤지컬 ‘신흥무관학교’(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ㆍ9월 22일까지)와 뮤지컬 ‘천사에 관하여: 타락천사 편’(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2관ㆍ11월 18일까지)도 그가 극작과 작사를 맡았다. 연극이 너무 좋아 집도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 있다는 이희준 극작가를 최근 대학로에서 만났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요절한 작가 박지리(1985~2016)가 남긴 장편소설로 지난해 한국출판문화상 어린이ㆍ청소년 부문 수상작이기도 하다. 850쪽 분량의 방대한 원작을 2시간 내외 극으로 압축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 극작가는 “노래로 쓸 만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압축하는 과정은 재미있기만 했다”고 했다. “뮤지컬에 어울리게 노래로 바꾸는 부분에 가장 신경을 썼죠. 폭동인 후디들의 모습도 군무를 추면서 부를 만한 노래로 보였어요.”

원작 소설은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러너, 니스, 다윈으로 3대가 이어지는 동안 영 가문이 어떻게 악과 연결되는지 묘사한다. 1지구부터 9지구까지 신분에 따라 거주지역이 철저히 나뉜 계급사회를 배경으로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추리 기법도 녹아 있다. 판타지 소설처럼 보이지만 이 극작가는 “남의 이야기 같지 않고 우리의 이야기 같아서 감정이입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원작을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결말을 달리했다. “원작에서는 루미가 체념하고 포기하면서 다윈에게 의지하는 면이 강했는데, 더 독립적인 캐릭터로 만들었어요.”

루미 뿐만 아니라 이 극작가는 작품을 쓸 때마다 여성 캐릭터에 대해 고민한다. ‘신흥무관학교’에서도 주인공 5명 중 2명은 여성 캐릭터로 만들었다. ‘신흥무관학교’는 국군의 날 70주년을 맞아 육군본부가 제작에 참여한 뮤지컬이다. 사료를 바탕으로 캐릭터를 빚었다. “독립운동을 한 많은 여성들이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잖아요. 대학독립여자선언서도 작품에 넣었어요. 실존인물과 사실을 바탕으로 한 허구의 인물들이 주인공입니다.”

언뜻 본 대본 속 가사가 시처럼 와 닿아 이 극작가가 시를 사랑한 문학도가 아니었는지 물었다. 그는 약대를 졸업해 약사로 근무했던 이력도 있다는 반전을 선사했다. “연극을 너무 좋아해서 TV에서 해주는 해외 연극도 보고, 학창 시절엔 학생 할인 받아 1,500원에 연극을 엄청 봤어요. 대학 때 당연히 극단에 들어갔죠.” 대학 극단에선 연기를 했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1기 졸업생이기도 하다. 뮤지컬에 빠진 계기는 미국 유학 시절. “장면이 노래로 만들어지는 데 완전히 빠졌어요. 대사가 아니라 가사 쓰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마침내 졸업을 34세 때 했는데 드디어 길을 제대로 찾았죠.(웃음)”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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