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1월 중간선거 민주당 하원 장악 전망
탄핵절차 트럼프 변수, 한반도에 우려 커
남북, 정상회담서 변수 막을 대안 찾아야

미국 정치 일정인 11월 6일 중간선거에 한국만큼 관심이 높은 나라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 모드를 떠받치는 남북미의 3각축 가운데 하나인 ‘트럼프’가 가져온 현상이다. 이 트럼프 축에 변수가 커지고 있다. 중간선거 결과가 여소야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역사적으로 중간선거는 백악관이 지는 선거였다.

지금 거의 모든 신호들도 여당인 공화당에 불리하다. 가장 큰 악재는 콘크리트 지지층이 흔들리는 점이다. 쉼 없이 이어진 논란 속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43%는 화강암으로 불렸고, 흔들릴 때도 40%선은 지켰다. 선거를 7주 앞둔 시점에 여론조사 기관들의 평균 지지율은 38% 밑으로 내려와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윤리성을 찾는 게 어울리지 않지만, 그는 하루에 8.3개씩 모두 5,000개의 거짓 발언을 했다는 집계도 있다. 435곳에서 선거를 치르는 하원을 장악하려면 218석이 필요한데, 민주당은 203곳에서 유력하고 32곳에서 경합 중이다. 유권자 4명 중 3명은 하원을 장악할 민주당이 이번 가을에 탄핵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 상황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해 상원과 하원을 공화당 다수로 지켜내는 것이다. 그래야 북미 협상이 싱가포르 회담에 이어 2단 점프로 도약할 수 있다. 이미 북미 두 정상은 협상의지를 재확인한 터여서 선거 이후 북미 협상에도 속도가 붙게 된다. 대북 불신의 덫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아온 참모를 비롯한 전문가 그룹의 시각수정도 빨라질 것이다. 어떤 면에서 지금의 북미협상 교착은 북미 정상 대 미 전문가 그룹이란 이상한 대립구도의 결과물이다.

하원을 민주당에 내줘 여소야대가 되면 상황은 예측이 쉽지 않다. 민주당이 탄핵절차를 시작하면 다른 현안은 뒤로 밀리거나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재선가도에 경고등이 켜진 트럼프 정부에게 최대 변수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 자체가 된다. 지난해 한반도는 충돌 직전으로 치달으며 트럼프 변수의 아찔한 진폭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럭비공 행보는 밥 우드워드의 책 ‘공포’에서 폭로돼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팩트의 맥락을 과장하는 우드워드의 ‘공포’가 100% 진실은 아니겠지만, 한반도 위기를 막은 것은 대통령의 지시에 사보타지를 한 매티스 국방장관 등의 참모들이었다.

트럼프 변수의 확대는 한반도에서 위기의 다른 말일 수 있다. 미국의 약속이행에 의구심이 생기면 이번에는 북측이 트럼프 정부를 믿지 못하고, 북미 협상은 표류할 수밖에 없다. 북으로선 현상을 유지하며 주변국과 관계개선에 나서는 게 최선일 수 있다. 한반도 평화모드를 떠받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의지, 핵 옷을 벗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세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환대 받는 곳은 한반도가 거의 유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와 소원한 것은 상대를 공포에 몰아 넣는 대화, 협상 스타일 때문만이 아니다. 존 케리 전 미 국무장관은 그가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거나, 능력이 없다는 것 이상이라고 했다. 백악관의 난맥상이 폭로된 최근 사태를 언급한 것이긴 하지만 이를 세계 상황에 적용해도 무리는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렇다 해도 동맹 독일과 프랑스마저 딴 길을 찾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축인 일본에서도 모든걸 미국에 매달리는 것을 비판하는 반미보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 파워는 쇠퇴 속에 있고, 세계는 분열에 놓여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반도가 다른 세계 국가들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소원할 수 없는 것은 위기 시에 더욱 치명적인 미국의 파워 때문일 것이다. 평양에서 예정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이 주로 대화 테이블에 오르겠지만, 남북은 트럼프 변수를 차단할 대안을 찾는 게 급해 보인다. 미국 주도의 유엔제재를 풀어 남북경협의 돌파구를 찾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달려 있다.

이태규 뉴스1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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