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파울루 벤투(49ㆍ포르투갈) 감독의 출발은 일단 순조로워 보인다.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와 첫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겼고 칠레와 0-0으로 비겼다. 벤투 감독은 후방부터 짧고 간결한 패스로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는 스타일을 즐겨 쓴다. 코스타리카에는 잘 먹혔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칠레의 압박에는 고전했다. 그는 여간 해서 잘 웃지 않는 ‘포커페이스’다.

벤투 감독 휘하에는 세르지우 코스타(45) 수석코치(공격), 필리페 쿠엘류(38) 코치(수비), 비토르 실베스트레(35)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39) 피지컬 코치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포진해있다. 선장부터 1~3등 항해사, 기관사까지 ‘한 몸’처럼 움직이며 항해한다.

벤투 감독과 열흘 남짓 훈련한 선수들은 “치밀하게 계획된 훈련 프로그램이 좋았다” “역시 뭔가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최근 16년 동안 11명의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거쳐 갔는데 평균 재임 기간은 1년 반 남짓에 불과하다. 이들의 데뷔전 결과는 6승3무2패. 패장인 거스 히딩크(72ㆍ네덜란드)와 허정무(63) 감독만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히딩크 2002년 4강, 허정무 2010년 16강) 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울리 슈틸리케(64ㆍ독일) 감독의 경우 데뷔전에서 남미 강호 파라과이를 2-0으로 이기는 등 부임 초기 ‘갓(God)틸리케’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밑천이 드러난 뒤 ‘탓틸리케(선수 탓)’ ‘슈팅영개(유효슈팅 0개)’라는 조롱을 들으며 중도 해임됐다.

벤투 감독의 계약기간은 4년, 2022년 카타르월드컵까지다. 그는 ‘독이 든 성배’의 어두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에 닻을 내릴 수 있을까.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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