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학부모 “선의 인정” 성명
반대 측 주민 “합의 책임 다해야”
표면적 봉합에도 갈등 불씨 여전
지난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서구 장애인학교 설립 관련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손동호 강서특수학교설립반대 비대위원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왼쪽부터)이 합의문 서명에 앞서서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강서구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과 주고받기 식 합의를 한 것에 대해 ‘나쁜 선례’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단지 (주민 숙원사업에) 협조를 한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장애학생 학부모들도 조 교육감과 두 차례 면담 끝에 ‘선의는 인정한다’고 성명서를 냈다. 표면적 갈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반대측 주민들이 한방병원 건립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어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12일 언론에 설명자료를 내고 “지난 4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강서 특수학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와 함께 체결한 합의 중 ‘인근학교 통ㆍ폐합시 그 부지를 한방병원 건립에 최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조항은 ‘주민 숙원사업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협조한다‘는 의미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한방병원 건립을 기정사실화한 것이 아니며, 2020년 공진중ㆍ염강초 통폐합 후 해당 부지의 용도폐지, 매각 등 공유재산법이 정하고 있는 절차는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합의가 공사 지연과 충돌 발생을 막기 위한 선의로 추진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교육청은 “지난달 서진학교 공사 착공 후 주민과의 갈등에 의한 물리적 충돌 발생으로 공사 및 개교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대두됐다”며 “특히 개교 이후에도 특수학교가 지역사회에 안착하기 위해선 주민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학부모 등과 미리 소통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라며 “앞으로 특수학교 공사 진행에 대한 정기적 설명과 참관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갈등은 언제 다시 불거질지 알 수 없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등 학부모들은 “조 교육감의 선의는 이해한다” 면서도 “상생의 의도가 컸다 해도 한 사회의 교육철학의 상징인 교육감이라면 특수학교 설립이 시혜처럼 보이게 하는 부당한 압력은 과감히 거절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한방병원 건립이 무산된다면 반대쪽 주민들이 들고 일어날 공산도 크다. 손동호 강서특수학교 반대비대위원장은 “합의 내용은 부지가 나오면 (한방병원에)우선 제공이자 협력”이라며 “교육청도 ‘우선’이라는 표현에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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