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북핵 시설 신고서 등 중대한 조치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 “2차 카드, 트럼프 국내 정치 타개용 우려”
ICBM 빠진 열병식도 “김정은 평화주의자 매력공세용”
미국 조야 만족시킬 만한 비핵화 조치 없어 생긴 불신
NBC, 미 관리 3명 인용 “싱가포르 이후에도 핵 활동”
탄두 빼내는 장면 포착…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북미가 2차 정상회담 개최 논의에 들어갔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시동을 걸었지만, 미국 조야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취한 비핵화 조치가 충분하지 않은 데 또 다시 협상에 나서는 것은 북한에 시간만 벌어주는 꼴이란 지적이다. 당장 국내 정치에서 잇따른 악재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조급하게 북미 대화 실적 쌓기에 나선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 위원장을 향한 칭찬세례를 퍼부으며 여전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2차 정상회담을 요청한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서도 “매우 따뜻하고, 매우 긍정적인 서한”이었다며, 벌써부터 회담 분위기 띄우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백악관 외교안보팀과 민간 전문가들의 반응은 ‘일단 지켜보자’로 요약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여전히 (북한의) 중대한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며 “미 행정부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시설에 관한 상세한 신고서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2차 정상회담 카드가 비핵화보다는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 논의를 공식화 하는 자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WP에 “김정은은 아첨과 공허한 약속으로 트럼프를 조종하는 데 능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트럼프가 국내적으로 곤경에 처해 있는 것을 보고 (2차 정상회담을) 기회로 삼으려는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이 지난 9일 정권 수립 70주년 열병식에서 ICBM 등 무기를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비핵화의 의도와는 무관하다고 평가 절하하고 있다. 마이크 오핸론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자신을 평화주의자로 보이게 하려는 매력공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이 없다는 것은 미 정보 당국의 판단이기도 하다. 미 NBC 방송은 미 정부의 전, 현직 고위 관료 3명의 발언을 인용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지난 3개월 동안 북한이 비밀리에 핵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핵 시설에서 탄두를 빼내 어디론가 이동시키는 장면이 포착됐으며, 핵탄두 저장시설 입구를 봉쇄하기 위한 구조물도 최소 1개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NBC는 해당 지역이 어딘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고, 이 당국자들의 발언을 뒷받침할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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