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장위구르자치구 안에 존재
100만명 구금 충성 강요 의혹
유엔-인권단체 등 조사 촉구에
美, 연루 中관리, 업체 제재 검토
[저작권 한국일보]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인권탄압. 한국일보 그래픽팀
신장위구르의 한 지역에서 보안요원들이 행렬을 지어 순찰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 문제를 미국이 공식적인 제재 대상으로 검토하면서 미중 갈등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소수민족 인권문제를 건드리는 것이어서 격화하는 ‘무역전쟁’에 더해 양국관계가 훨씬 더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위구르족을 포함한 무슬림 탄압 연루 의혹을 받는 중국 관리들과 업체들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부터 관련 논의를 진행해왔으며 경제제재와 함께 중국 기관들이 위구르족 감시에 사용하는 감시기술의 판매 제한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 하원 의원들이 지난달 국무부와 재무부에 위구르족 탄압과 관련된 복수의 중국 관리들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직접 문제삼고 있는 건 중국 정부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내에 100만명 넘는 위구르인을 구금한 채 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는 재교육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미셸 바첼렛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전날 “위구르족에 대한 대규모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며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지난달 10일 유엔 인권패널의 게이 맥두걸 의원이 “중국 정부가 100만명 이상의 위구르족과 무슬림을 비밀수용소에 가둔 채 공산주의 사상을 주입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문화대혁명 이후 최대 규모로 위구르족을 탄압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제재를 촉구했다.

‘중국의 화약고’로 불리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는 1,200만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분리ㆍ독립을 요구해왔고, 2014년 5월 우루무치(烏魯木齊) 인민공원 차량 폭탄테러처럼 때로 과격한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국 정부는 치안 유지를 명분으로 군과 경찰을 투입해 종교활동을 제한하고 감시ㆍ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의 강제 격리, 무차별적인 DNA 및 음성 채취, 공항ㆍ철도ㆍ공공기관 등지에 광범위한 폐쇄회로(CC)TV 설치, 모든 차량에 위치추적장치 부착 등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이 위구르족 인권탄압과 관련해 실제 제재에 나설 경우 그 파장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중국이 이를 영토주권 침해와 내정 간섭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통일전선부는 유엔 인권패널의 문제제기에 대해 “경범죄 전과자 재교육ㆍ취업센터는 있지만 사상 주입을 하는 비밀수용소나 100만명 구금설은 명백한 거짓이며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자들을 단속할 뿐”이라고 항변했다. 중국 정부의 강경 입장은 위구르족과 티베트족의 분리 독립운동, 대만을 축으로 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반발 등이 가시화할 경우 중국 정치ㆍ사회체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실제 조치가 나오면 미중관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질 수 있다. 기왕의 무역전쟁, 양안(兩岸ㆍ중국 및 대만)관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은 물론 티베트족의 분리ㆍ독립 움직임도 직ㆍ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중국으로서는 사활을 걸고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미중 간 대화ㆍ협력관계는 상당 기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다시 물꼬를 트기 시작한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도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소수민족 인권탄압을 문제 삼아 공식적으로 제재할 경우 중국은 무역전쟁처럼 소극적인 방어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관계는 그야말로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수 있고 한반도 비핵화 논의도 유탄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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