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한국아카데미 강연 Q&A

“평양회담에 상당수 경제인 대동
핵 탄두 일부 반출-제재 완화
북미 상호간 충격요법 써야 진전”

10일 한국아카데미 1기 첫 강연자로 나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이번 평양행에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인들을 상당히 많이 대동할 거라며, 이는 비핵화 유인책이라고 해석했다.

남북 경제협력 가능성을 시사해 핵 신고ㆍ사찰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유도하고 이로 인해 경협 돌파구가 어느 정도 마련될 경우 모든 역량을 대북 제재 완화에 쏟아 붓는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구상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아카데미 참석자와의 일문일답.

_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방북 이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논의가 재개됐다. 그간 미국이 사무소 개소에 대해 견제를 해왔다는 의혹이 있었는데.

“연락사무소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우선 이 문제는 주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사무소 개ㆍ보수에 투입된 유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위반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정부는 남측 인원의 편의 등을 위한 것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사무소는 4ㆍ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 정상이 합의한 것인 만큼, 북한 비핵화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정부 생각이다.”

_북미 간 신뢰 관계는 어떻게 형성해야 하나.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핵 동결, 신고, 사찰, 폐기, 검증 등을 (순서대로) 하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북미가 충격요법을 쓸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연락사무소 개소와 경제제재 완화를 약속하면서 북한의 경제 숨통을 확 트여주고, 북한은 핵 신고 및 사찰과는 별도로 핵 탄두 일부 반출을 약속하는 것이다. 검증을 물고 늘어지기 시작하면 문건 한 페이지 가지고도 몇 년씩 논하다가 판을 깰 수가 있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세상이) 놀랄 만한 양보를 하나씩 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김 위원장 약속대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상당한 수준의 비핵화가 가능할 것 같다.”

_중국의 현재 입장은 무엇인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중국이 훼방꾼 노릇을 하는 것은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개입해서 이간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크게 양보하려다가 중국 세 번 다녀오고 행동 대 행동, 동시 교환을 주장한다’는 시각이다. 그런데 이는 철저히 미국 측 시각이고, 옳지 않은 것 같다.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실히 읽었고 (그에 기반해) 북미 사이에서 북한 편을 든 것이라고 본다.”

_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남ㆍ북ㆍ미 3자가 협의하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3자 회동에 대해서는 누가 제일 부정적인가.

“당초 정부는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ㆍ북ㆍ미 3자 종전선언을 계획했지만 미국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미국 입장에선 지금 당장 모멘텀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유엔 총회를 계기로 남ㆍ북ㆍ미ㆍ중 4자 종전선언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_기업인들은 남북 경제협력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런데 대북제재가 제약이 되고 있다. 남북이 현재 추진할 수 있는 협력은 없나.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관심 있는 것이 경협이다. 경제를 통해 평화를 만든다는 게 문 대통령 생각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3차 남북 정상회담 의제서는 빠졌지만 북한이 경협 돌파구 마련을 위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는 순간이 오면 경협은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핵을 얼마나 갖고 있다고 미국 정부는 파악하고 있나.

“미국의 다양한 정보기관에서 가능성을 종합했을 때, 보통 65개를 갖고 있는 걸로 보고 있다. 북한이 미국에 귀띔한 건 20개 정도 된다. 북핵에 대한 최고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25~30개로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핵 신고가 어려운 것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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