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시위대 총회장 앞 대치
총회서 재판결과 문제 삼으면
세습 문제 재판국 돌아갈 수도
10일 예장통합 총회가 개회예배로 시작되고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제공

“세습을 철회하라!” “헌법을 수호하라!”

10일 오전 전북 익산 이리신광교회 앞. 이날 이곳에서 개막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제103회 정기총회를 앞두고 장신대와 호남신대 등 4개 신학대 학생과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회원 등 400여명이 모여 구호를 외쳤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가 부자 세습을 했고, 교단이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였다. 오후 1시가 넘어서자 명성교회의 권사와 장로 등 교인 200명 가량도 이리신광교회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담임목사 청빙은 교인의 자유권’이라 적힌 푯말 등을 들고 신학대 학생들과는 정반대 목소리를 냈다. 양측은 교회 앞에서 곧 뒤섞여 자신의 주장이 옳다며 목청을 높였고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은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시위대를 분리하고 이리신광교회 앞 길을 전면 통제했다.

예장통합 정기총회가 개막하면서 기독교계 최대 쟁점 사안인 ‘명성교회 세습 논란’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정기총회는 세습금지법 개정안, 동성애 옹호자 처벌안, 총회 혁신위원회 구성안 등이 논의된다.

특히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와 아들 김하나 목사의 교회 세습을 인정한 총회 재판국 결과를 놓고 총대들의 공방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장통합 총회에서 재판 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안건은 다시 재판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 총회 결과에 따라 명성교회 세습이 재논의 되거나 확정될 수 있어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측과 찬성하는 측 모두 ‘여론전’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날 두 시위대가 맞불 집회를 연 까닭이다. 총회에는 전국에서 총대 1,500여명이 참석한다.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2015년 설립자 김삼환 원로목사가 정년 퇴임하면서 시작됐다. 아들 김하나 목사는 교계 우려와 달리 2014년 경기도 하남에 새노래명성교회로 독립했으나 명성교회는 지난해 3월 김하나 목사를 위임 목사로 청빙하기로 했다. 총회 재판국은 지난달 7일 명성교회 목회세습 결의 무효 소송에 대한 재판에서 세습 결의가 유효하다 판결했다.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예장통합 총회에 소송 재판에 문제가 있다며 재심을 신청했다.

예장통합은 민감한 사안을 정기총회 마지막 날에 다루는 관례가 있다. 하지만 명성교회 관련 안건은 11일 헌법위원회와 12일 재판국 보고에서부터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와 장신대 학생 등은 이날 성명을 내고 “총회는 지난 2013년 제정한 세습방지법이 여전히 유효함을 이번 총회에서 재확인하며 세습방지법을 더욱 강화해 앞으로 이런 불법적 시도가 이어지지 않게 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명성교회 측 관계자는 “(목회세습 무효 소송에 관해) 재심을 신청했으니 재판국에서 다루면 될 일이지 예장통합 정기총회 때 억지로 논의를 진행할 수는 없다”며 “(명성교회가) 대형교회라는 이유로 여론몰이로 흔드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예장 통합 총회를 앞두고 시위에 나선 예장목회자연대,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등이 몇몇 명성교회 교인들과 대치하고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제공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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