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유령이사로 돈 받아”
檢, 사건 넘겨받아 소환 등 검토
총선 출마시기 겹쳐 사용처 주목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드루킹 불법 댓글 조작 사건’ 유탄을 피할 수 있을까. 경찰과 허익범 특별검사팀을 거치면서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기소)씨와 커넥션을 계속 의심받아왔음에도 송 비서관은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특검팀에게 사건을 넘겨 받아 수사를 진행할 검찰에서도 과연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송 비서관 수사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에서 맡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3일 특검에서 사건 기록을 인계 받아 검토하는 단계이며, 곧 압수수색이나 송 비서관 소환 등 전체적인 수사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송 비서관에게 제기되는 의혹은 2010년 8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고 강금원 창신섬유회장 소유의 골프장 시그너스컨트리클럽에서 급여 등 명목으로 2억8,000여만원을 받았고, 드루킹 김씨 측을 5차례 만나고 강연료 명목으로 200만원을 수수했다는 게 골자다.

특검팀은 이 의혹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경남 양산시에서 정치 활동을 했던 송 비서관이 충북 충주시에 있는 골프장에서 급여를 받을 만큼 일을 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의심이 들고, 송 비서관이 골프장에서 웨딩사업부 이사를 맡았다고는 하지만 실상 일은 하지 않고 돈만 챙겼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특검은 서류상으로만 등재된 ‘‘비정상적인 자금 수수를 위한 유령 이사’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급여를 받고 있던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송 비서관은 경남 양산시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었다는 점도 의심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송 비서관은 골프장에서 급여를 받던 중 19대(2012년)와 20대(2016년) 총선에 경남 양산시에 후보로 출마까지 했다. 송 비서관은 특검 조사에서 금품수수와 관련한 진술을 일절 거부하면서 어떤 해명도 항변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송 비서관이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는지를 입증하려면 추가 규명이 필요하다. 총선 후보자 혹은 예비후보자가 정치활동을 위해 우회적인 수법으로 자금을 받을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볼 수 있는데, 송 비서관이 골프장으로부터 받은 급여를 총선 등 실제 정치활동에 사용했는지가 확인돼야 한다. 만일 송 비서관이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만 썼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송 비서관으로서는 앞으로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항변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결국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사용처가 어디였는지를 파악하는 게 향후 수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찰과 특검에 이은 송 비서관과 검찰의 ‘제3라운드 공방’이 막 시작되는 참이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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