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테니스 결승서 델 포트로 꺾고 우승
자신의 우상과 타이 기록 달성
남자단식 최다우승 공동 3위로
팔꿈치 수술 슬럼프 완전 극복
‘무결점 선수’ 제2전성기 신호탄
노박 조코비치가 10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델 포트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 이날 막을 내린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남자 단식 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한 노박 조코비치(31ㆍ세르비아)는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피트 샘프러스(47ㆍ미국)를 찾았다. 샘프러스가 이날 경기장을 찾지 않았단 얘기를 전해들은 그는 우승자 인터뷰에서 “오늘 샘프러스가 이 곳에 오길 바랐지만, 오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그는 “내 우상 샘프러스를 사랑한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그가 샘프러스를 찾은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이 대회 우승을 통해 기존 샘프러스의 개인 통산 14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기 때문이다. 조코비치는 샘프러스와 나란히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최다우승 공동3위가 됐다. 이 부문 1위는 20승을 기록한 로저 페더러(37ㆍ스위스), 2위는 17승의 라파엘 나달(32ㆍ스페인)이다.

조코비치에게 이날은 우상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의미 있는 날이자, 부진과 부상의 늪에서 완전히 탈출한 날이기도 하다. ‘무결점 선수’로 불려왔던 조코비치는 시즌 상반기만 하더라도 세계랭킹 20위 밖으로 밀려나면서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지난해 4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단 한 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한 뒤,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던 1월 호주오픈 16강에선 정현(23위ㆍ한국체대)에 0-3 완패까지 당했다. 이후 2월엔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 회복을 위해 수술대에 오르면서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냈다. 일부 테니스 전문가들은 ‘조코비치 시대가 저물었다’는 차가운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조코비치는 그러나 세간의 걱정을 비웃듯 팔꿈치 수술 뒤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윔블던 우승으로 약 2년 만에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되찾았고, US오픈을 통해 2회 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세계 1위 재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조코비치는 이날 델 포트로(30ㆍ아르헨티나)와 대결에서 3-0(6-3 7-6<7-4> 6-3)으로 완승했다. 2세트에서만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을 허용했을 뿐 나머지 두 세트에선 여유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날 우승으로 남자프로테니스(ATP) 단식 세계랭킹도 6위에서 3위로 끌어올린 조코비치는 준우승에 머문 델 포트로를 향한 격려의 뜻도 전했다. 그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델 포트로가 겪은 고통을 깨달았다”며 “힘든 부상을 이겨낸 델 포트로는 앞으로 분명히 메이저대회 결승에 다시 오를 능력을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재기에 성공한 두 남자의 결승 무대는 이렇게 훈훈히 마무리됐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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