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82. 1세 추정 브라보, 2세 추정 삽살이

야산과 재개발 지역을 떠돌다 구조된 삽살이(왼쪽)와 브라보. 김성호 한국성서대 교수 제공

사람들이 키우다 버리거나 방치하면서 떠돌게 된 개들의 운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보호소에서 자연사나 안락사 되거나 운 좋게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는 것이죠. 하지만 새 가정을 찾는 비율은 열 마리 중 세 마리에 불과합니다. 절반은 보호소 내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길에서 벗어난 개들도 있습니다. 바로 야산에서 자신들만의 생존방법을 터득해 살아가는 이른바 ‘들개’들입니다. 처음에 사람 손을 탔던 1세대 개들뿐 아니라 이 개들이 낳은 2세, 3세 개들은 사람과 접촉해보지도 않은 ‘야생화된 개’로 살아가게 됩니다. 서울 시내 야산에서만 이렇게 생존해 살아가는 개들이 170여마리 이상에 달한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야생화된 개들이 가정집에서 길러지다 버려진 유기견과 다른 점은 사람과 친숙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점이 꼭 공격성을 뜻하는 건 아닙니다. 방치되어서 길러지다 떠돈 기간이 길어졌거나 사람과 접해본 적이 없는 개들에게 사람은 두려움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방송에서도 동네를 휘젓고 사람에게 위협적인 개들도 막상 구조되면 얌전해지는 모습을 보이는 장면도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들개들의 경우 입양처를 찾기는 더 어렵기 때문에 절반 가량은 안락사 당한다고 합니다.

올 봄까지도 사람을 두려워했던 브라보가 학생, 주민들의 돌봄으로 산책을 즐기고 사람을 좋아하는 반려견으로 거듭났다. 김성호 한국성서대 교수 제공

올해 3월 서울 노원구 중계동 104마을에서 이 지역 개들과 이들을 돌보는 주민들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재개발을 앞두고 주민들이 하나 둘씩 개들을 버리고 갔고, 남겨진 개들은 야산을 떠돌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당시 이 지역 개들은 EBS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편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지금 당시에는 사람이 무서워 목줄 조차 못했던 브라보(1세 추정ㆍ수컷)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성서대와 광운대 사회복지학과 학생들, 주민들의 노력으로 이제는 사람을 반기고, 사람에게 스스로 다가오며 스킨십도 주저하지 않는 등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합니다. 특히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하는 산책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구조와 돌봄을 맡고 있는 김성호 한국성서대 교수는 “7~8㎏의 덩치로 크지 않고, 다른 개들과도 워낙 잘 지내서 어느 집에 가도 잘 적응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나좀 데려가시오" 스스로 주민과 학생들의 품으로 들어온 '셀프구조'된 애교 만점 삽살이. 김성호 한국성서대 교수 제공

그 사이 104마을에는 또 한 식구가 늘었습니다. 애교만점 삽살이(2세 추정ㆍ수컷)인데요. 삽살이는 특이하게도 ‘셀프구조’가 된 경우라고 합니다. 불암산에 살다 104마을에 위치한 보호소 주변을 맴돌았고 점차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나중에는 아예 스스로 보호소에 자리잡았다고 하네요. 사람과 함께 살다 버려졌는지 처음부터 사람의 손길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산책을 좋아해 목줄만 봐도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한다고 해요. 애교가 많아 학생들과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비록 사람을 두려워하는 개들도 사람들의 정성과 노력이 더해지면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버려진 건 한 순간이었지만 브라보가 마음의 문을 여는 데까지, 삽살이가 다행히도 구조되어 다시 입양될 기회를 얻는 데까지는 이들을 돌보는 학생과 주민들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제 용기를 낸 브라보와 사람이 마냥 좋은 삽살이가 새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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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문의: 동물과 행복한 104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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