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다세대주택 공사장 주변 지반이 침하하면서 6일 밤늦게 인접한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났다. 공사 중 주위 지반 침하ㆍ붕괴를 막기 위해 설치한 흙막이 구조물 일부가 무너져 벌어진 일이다. 유치원 운영이 끝난 밤늦은 시각이기에 망정이지 자칫 120여 원생과 교사 등 인명피해가 날 수도 있었던 사고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새벽에는 서울 금천구 오피스텔 공사 현장 옆 도로가 침하해 인근 아파트 주민이 대피하는 일도 있었다. 역시 터파기 현장 흙막이 붕괴로 인한 토사 유실이 원인이었다.

상도유치원 사고의 경우 지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공사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유치원 의뢰로 5개월 전 현장을 점검했던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는 편마암 단층이 한쪽으로 쏠린 지반으로 위험해 보여 “보강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붕괴 우려가 있다는 보고서를 썼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다시 현장을 본 뒤에도 “지질 상태가 취약해 철저한 지질 조사 없이 설계ㆍ시공하면 붕괴 위험이 높은 지반”이라며 부실 공사 가능성을 의심했다.

더 큰 문제는 주변에서 붕괴를 우려해 시공사와 동작구에 거듭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상도유치원의 경우 공사 시작 초기부터 불안을 느껴 업체에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유치원 바닥에 30~40㎜ 균열이 발생”했는데도 “감리사쪽에서 괜찮다고 했다”고 한다. 최근 구조안전진단에서 이상 징후를 확인해 사고 전날 교육청 주도로 대책회의가 열렸지만 동작구청 담당자는 참석하지도 않았다.

공사 현장 주변의 지반이나 건물 침하ㆍ붕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번처럼 경사지에 있거나 지난 6월 용산 사고처럼 노후한 건물에서는 언제라도 불상사가 날 수 있다. 재산 손실은 말할 것 없고 자칫 커다란 인명 피해를 부를 사고를 막으려면 시공자가 안전의식을 강화해야 한다. 더 빨리, 더 싼값으로 공사를 마치려는 유혹에서 먼저 벗어나야 한다. 구청 등 행정의 감시와 통제도 더 빈틈없고 강화해야 마땅하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구시대적 인재를 되풀이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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