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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핸드볼 이계청 감독 “초보감독 딱지 영광스럽게 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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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핸드볼 이계청 감독 “초보감독 딱지 영광스럽게 뗐죠”

입력
2018.09.07 04: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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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G 금 선수들에게 감사… 2020 올림픽 위해선 세대 교체 확실히 이뤄져야” 

지난 6월 핸드볼 프리미어6에 출전한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 이계청 감독.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지난 6월 핸드볼 프리미어6에 출전한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 이계청 감독.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우생순’의 신화를 이어갔다. 귀국 직후 선수들은 각자 휴가를 떠났지만 이계청(50) 감독은 10월에 있을 전국체전과 11월 핸드볼 리그 시작, 12월 아시아 선수권 대회까지 준비하느라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6일 근황을 전했다.

이 감독은 아시안 게임을 코앞에 둔 지난 4월 16일 대표팀 감독에 부임, 짧지만 험난한 여정 끝에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며 ‘아시아 최강’이라는 명패를 지켜냈다. 이 감독은 “초보 국가대표 감독을 믿고 따라 준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선수들 덕에 초보 감독 딱지를 영광스럽게 뗄 수 있었다”면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실 이 감독은 핸드볼 대회 우승컵을 가장 많이 들어 올린 베테랑 중의 베테랑 지도자다. 2004년 삼척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에 부임한 이후 15년 동안 핸드볼 큰잔치, 전국체전 등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만 무려 14번의 우승을 했다. 준우승도 15번이나 된다. 2014년엔 여자 주니어 대표팀을 맡아 당시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비유럽 국가 최초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 대한핸드볼협회에서 감독 제안을 해왔을 때 그는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당장,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이라 대표팀 구성에 차질을 빚었다. 에이스 김온아가 대회 직전 극적으로 합류했지만, 심해인 류은희 권한나 김진이 등은 부상으로 끝내 합류하지 못했다. 거기에 아시안게임 전 전력 점검 성격을 지닌 서울컵 대회와 한일전까지 앞두고 있었다.

주변의 ‘일단 한번 도전해 보라’는 격려와 응원에 힘을 냈지만 감독 부임 후 한달 만에 선수촌에서 갑작스러운 가슴 답답증을 느껴 응급실로 실려 갔다. ‘급성 협심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 감독은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감독 자리가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몰매 맞는 자리’ 아닌가”라며 “가시밭길이 눈에 뻔히 보였지만 한번 칼을 빼든 이상 최고의 결과를 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작전지시를 하는 이계청 여자핸드볼 국가대표감독.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선수들에게 작전지시를 하는 이계청 여자핸드볼 국가대표감독.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대표팀의 팀 컬러를 ‘확실한 수비 후 빠른 공격 전환(속공)’으로 정했다. 대표팀 평균 신장이 다른 국가 선수들에 비해 작은 편이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수비와 공격 훈련 비중을 7대 3까지 조정했다. 정신적으로는 ‘선수들 모두가 에이스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 두 가지를 주문했다.

대표팀은 현재 세대교체 중이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예선 탈락(1무 2패)하면서 필요성이 대두됐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전에 세대교체를 완료하고 팀을 안정시키는 것이 대표팀 사령탑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도 이를 고려한 선수 기용이 나타났다. 이 감독은 차세대 국가대표팀을 맡을 송지은 김보은 유소정 등 어린 선수들에게도 적지 않은 실전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골키퍼 박새영은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무려 46%의 선방률을 보이며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2020년 도쿄올림픽 전망에 대해 이 감독은 “내 임기는 올해 말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 선수권대회까지”라며 “내가 함부로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아직 대표팀의 확실한 세대교체는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젊은 선수들이 언니들을 치고 올라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사령탑도 맡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아시안게임 치르면서 응급실까지 다녀왔다. 올림픽까지 욕심 안 낸다. 생각 안 해봤다”며 손사래를 쳤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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