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남자축구 코칭스태프 결산 기자회견
“성숙한 손흥민, 성장한 황의조 큰 몫”
“선발 안 된 선수들에겐 미안한 마음 커”
김학범 U-23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결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범(58)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이제야 비로소 여유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나흘 전 귀국한 뒤로 잠만 잤다”던 그의 대답이 그간 쌓인 스트레스와 긴장이 어느 정도였을지 가늠케 했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의 우승을 조련한 그는 “’도전하는 축구를 하겠다’던 부임 당시 약속을 지켰다”라면서도 우승의 감격을 뒤로하고 2020년 도쿄올림픽을 향한 준비에 나설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결산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편히 털어놓지 못했던 뒷얘기들을 털어놨다. 소위 명문대 출신도 아닌데다 선수시절 국가대표 경력도 없어 ‘비주류’ 지도자로 살아온 김 감독에게 이번 대회는 축구 인생을 건 도전이었다. 성남FC 시절 제자인 황의조(26ㆍ감바오사카)를 와일드카드로 선발한 뒤부터 불거진 ‘인맥 축구’논란을 결과로 잠재우고 당당히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처음엔 소속팀이 황의조 차출에 상당히 부정적이라 애를 먹었다”고 뒤늦게 밝혔다.

실제 황의조 소속팀 감바오사카는 현재 J리그 18개팀 가운데 17위로 강등권에 머물러있다. 후반기 1부리그 잔류 전쟁을 치러야 하는 감바 오사카로서도 핵심 공격수 황의조의 공백은 치명타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김 감독 또한 황의조가 필요했기에 구단과의 ‘밀당’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아시안게임 차출이 어렵다”던 구단에 “지금 뽑을 것은 아니지만 혹시나 허락해주면 다른 선수와 비교하겠다. 그마저 허락하지 않으면 선발 대상에서 빼겠다”고 말해 차출 가능성을 열어둔 뒤 최종명단에 집어 넣었다는 것이다.

어렵게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황의조는 ‘동갑내기 쌍두마차’ 손흥민(26ㆍ토트넘)과 함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김 감독은 “과거에 비해 손흥민은 성숙해졌고, 황의조는 한 단계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실제 손흥민은 주장을 맡아 자신의 욕심을 버리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1골 5도움의 공격포인트를 따냈고, 황의조는 7경기 동안 9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또 다른 와일드카드 조현우(27ㆍ대구)는 무릎 부상의 힘든 상황에서도 뒷문을 든든히 지켜주면서 한국 축구의 역대 첫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어느 경기를 끝내고 나선 손흥민에게 ‘네가 (슛을)때려야지 왜 다른 사람에게 패스해?’라고 이야기하니 ‘나보다 더 좋은 자리에 있는 선수에게 줘야죠’라는 대답을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어릴 때 천방지축이었다면 이제는 성숙하고 자제할 줄도 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황의조에 대해선 “감독들은 확신이 없을 때 절대 밀고 나가지 않는다”라며 “반대여론도 많았지만 믿는 구석이 있어 선발했다”고 했다. 그는 황의조에 대해 “일본에서도 고생을 많이 하면서 성남에 있을 때보다 한 단계 성숙해졌다”라며 “당분간 좋은 기운을 이어갈 것 같다. A대표팀에서도 고무적인 활약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끝으로 “이번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한 선수들에게 미안함이 크다”고 전하면서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과정까지 많은 실책과 오판이 있었지만 이를 경험 삼아 2년 뒤 있을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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