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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파일럿은 미국에서 사랑 받는 풀사이즈 SUV 중 하나다.

혼다 특유의 뛰어난 신뢰도는 물론이고 넉넉한 공간과 우수한 주행 성능 등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존재로 평가 받아왔다. 다만 가솔린 SUV에 대해 아직 소극적인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늘 낯설고 조심스러운 존재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미 몇 차례 시승을 통해 파일럿의 매력을 느껴왔던 입장에서 이번의 재회는 또 나름대로 무척 반가웠다. 과연 오랜만에 만난 파일럿은 또 어떤 매력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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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파일럿은 풀사이즈 SUV로 당당함이 돋보인다. 4,955mm에 이르는 전장과 각각 1,995mm과 1,775mm에 이르는 전폭과 전고를 갖췄다. 이와 함께 2,820mm에 이르는 휠베이스까지 확보했으니 말 그대로 브랜드를 대표하고 3열의 시트 구성을 갖춘 풀사이즈 SUV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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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세련된 혼다 파일럿

2세대 파일럿을 떠올려 보면 투박하고 박시한 디자인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현재의 파일럿은 무척이나 세련괸 감성으로 무장했다. 혼다 고유의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 디자인을 적용하여 CR-V와의 디자인 통일성을 가져가며 기존의 파일럿에서 계승 받은 단단함과 당당함이 돋보인다.

물론 파일럿에 적용된 디자인은 최근 데뷔와 혼다 시빅, 혼다 어코드와 비교한다면 또 과거의 것이라 할 수 있겠지만 파일럿이라는 큰 배경에서는 충분히 현대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시기의 디자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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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돌려 측면을 보면 전고가 워낙 높은 탓에 전장이 다소 짧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라인 처리 등이 세련된 판이라 전체적인 만족감은 우수하다. 특히 뒤쪽으로 갈수록 조금씩 각도를 끌어 올려 긴장감을 강조한 것은 무척 인상적이다.

후면을 보면 혼다 CR-V나 혼다 HR-V 등 다른 크로스오버 라인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ㄱ’ 형태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중심을 잡는다. 전체적인 구성은 세련된 느낌이지만 전폭에 비해 전고가 높아 조금 껑충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러한 큼직한 느낌은 플래그십 SUV로서는 충분히 필요한 디자인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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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함 그 자체의 파일럿

혼다는 뛰어난 패키징을 바탕으로 여유로운 공간을 과시해왔던 브랜드다. 그리고 이러한 기조는 이번의 파일럿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모노톤의 실내 공간은 공간감과 개방감이 돋보이는 좌우대칭의 대시보드와 깔끔한 센터페시아로 구성되었다. 여기에 큼직한 크기가 돋보이는 계기판이나 스티어링 휠 등이 더해져 넉넉함을 강조한 모습이다.

깔끔한 대시보드 아래 자리한 계기판은 화려한 멋을 추구하기 보다는 심플하게 구성하여 기능성에 초점을 맞췄고 4-스포크 스티어링 휠 역시 기능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한편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해 다양한 기능을 갖췄고, OSX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위한 애플 카플레이 또한 탑재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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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적인 부분에서는 특출난 건 없다. 기본적인 기교나 기능이 이전 보다는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의 기준을 완벽히 충족시키기엔 어려움이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직관적인 디스플레이의 GUI 구성과 함께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파일럿에 탑재된 기능 등이 일상적인 사용에 있어서 큰 불편함이나 한계점이쉽게 드러나는 편은 아니라 수긍하기엔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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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대해서는 의문 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큰 체격, 긴 전장과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1열 공간은 물론 2열 공간까지 넓은 공간을 완성했다. 특히 좌석을 가리지 않고 레그룸과 헤드룸을 모두 확보한 점이 인상적이다. 게다가 시트의 쿠션감도 우수한 편이라 장거리 주행에도 부족함이 없다. 이외에도 1열 시트 사이에 위치한 센터 콘솔은 평평한 구조로 짐을 두기도 좋고 적재 용량도 크기 때문에 무척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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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열의 시트 구성을 갖춘 차량들은 사실 3열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파일럿은 '의미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이 자체로도 이미 공간에 대한 평가는 끝이 난다. 2열과 3열 모두 각 위치에서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여기에 2열 시트를 워크-인 스위치 하나로 손쉽게 접고, 펼 수 있어 공간 사용성도 무척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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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혼다 파일럿은 넉넉한 크기에 걸맞게 여유로운 적재 공간을 자랑한다. 3열까지 8개의 시트를 모두 사용할 때에는 적재 공간의 여유를 쉽게 눈치 채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3열 시트와 2열 시트를 하나씩 접기 시작하면 점점 넓어지는 적재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혼다 파일럿은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었을 때 최대 2,376L에 이르는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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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의 기준과 같은 파워트레인

육중한 파일럿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심장은 바로 혼다의 상징과 같은 'VTEC' 엔진이 담당한다.

최고 출력 284마력과 36.2kg.m에 이르는 토크를 내는 V6 3.5L 직분사 i-VTEC 엔진이 보닛 아래 자리를 잡았으며 전자제어식 6단 자동 변속기와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출력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육중한 체격은 활력을 얻었으며 8.9km/L의 복합 연비 또한 인증 받았다.(도심 7.8km/L, 고속도로 10.7k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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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충분, 그 이상의 주행

거대한 체격의 파일럿을 보고 있으면 'V6 엔진으로도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처럼 V8 엔진을 쓰거나 또 다른 브랜드와 같이 과급기의 힘을 빌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

하지만 파일럿의 도어를 열고 여유로운 공간에 몸을 맡기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게 되면 그 우려와 걱정이 얼마나 쓸모 없는 것이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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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쉬프트 레버를 옮기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기민하게 반응하는 V6 엔진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그리고는 곧바로 풍부한 가속력이 온 몸에 전해지면 '파일럿의 달리기 실력'을 대면하게 된다. 2톤이 넘는 체중 덕분에 폭발전 가속력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도로 위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차량을 추월하고 따라잡기엔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과거의 VTEC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해도 i-VTEC의 존재감도 뒤따른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으면 밟을 수록 그 매력과 가치를 명확히 드러내며 VTEC의 혈통을 과시한다. 고 RPM을 유지하며 달릴 때 실내 공간을 채우는 풍성한 사운드와 엔진의 생기는 엑셀레이터 페달을 더욱 짓이기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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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F 9단 자동 변속기가 아닌 6단 자동 변속기에 대해 소비자들은 불만이 많은 모습이지만 6단 자동 변속기로도 제 몫은 충분히 해낸다. 실제 변속 시의 반응이나 직결감이 상당히 좋고 적극적인 변속은 어러워도 워낙 똑똑한 변속기라 운전자의 의지를 곧바로 반영해 만족감을 높인다. 다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는 9단 변속기에 대한 미련이 남는 건 사실이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육중한 체격에 비해 상당히 경쾌하고 가벼운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조향에 대한 반응도 기민한 편이며 하체의 반응 또한 상당히 날렵한 느낌이다. 이러한 세팅은 결국 혼다 고유의 감성으로 발전된다. 큼직한 SUV라고 하지만 혼다 고유의 감성으로 '브랜드의 존재감'을 노골적으로 과시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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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운전자가 '파일럿이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게 되는 상황에서 대부분 성공적인 움직임을 연출하며 운전자를 더욱 즐겁게 한다. 물론 대형 SUV라 제동력이 조금 더 강하고 직관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 것도 사실이며 또 조금은 더 묵직한 맛이 있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차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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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혼다의 차량에 적용되는 레인 워치 카메라는 파일럿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체격이 워낙 크기 때문에 레인 워치 카메라로 차선 변경 시에 더 넓은 시야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매력이 있을까 싶었지만 이제는 혼다를 만날 때마다 괜스레 레인 워치 카메라를 활성화시키며 미소 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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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효율성 부분에서도 의외로 만족스럽다. 파일럿을 시승하며 자유로 50km를 달리게 되었는데 파일럿은 V6 엔진을 탑재했음에도 13.3km/L라는 준수한 효율성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물론 혼다의 V6 엔진들이 정속 주행 시에 효율성이 좋다는 평이 있었는이 이는 파일럿 만의 '변수'는 아닐 것이다.

좋은점: 넉넉한 공간, 매력적인 드라이빙 그리고 합리적인 상품성

아쉬운점: 포드 익스플로러에 밀리는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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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매력적인 파일럿

오랜만에 만난 혼다 파일럿은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넉넉한 체격과 공간을 비롯해 V6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우수한 주행 성능 그리고 일상에서의 만족스러운 효율성까지 갖췄다. 국내 시장에서 제 가치를 평가 받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제품은 확실해' 누구에게라도 확신을 갖고 권할 수 있는 존재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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