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게임 金, 유럽 진출 길 열려
잉글랜드·스페인 구단 등 관심
ESPN “오랜 꿈 이룰 수 있게 돼”
올 겨울 열릴 이적 시장 주목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한 조현우가 3일 귀국해 금메달을 깨무는 시늉을 하고 있다.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를 받으면서 유럽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영표, 설기현 등 전ㆍ현직 국가대표 수십 명의 국제 이적을 성사시킨 축구 에이전시 지쎈의 김동국 사장은 선수를 볼 때 기량 외에 ‘특징’과 ‘포지션’을 꼭 체크한다고 한다. 특징은 스피드가 빠르다거나, 왼발을 잘 쓴다든지 하는 유럽 선수에 견줘 경쟁력 있는 요소를 말한다. 여기에 더해 유럽 구단들이 선수 기근에 시달리는 측면 공격수(박지성, 손흥민), 왼쪽 수비수(이영표), 공격형 미드필더(구자철) 등의 포지션이어야 성공 확률이 높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 골키퍼의 유럽 진출은 꿈도 꾸기 힘들었다. 골키퍼는 수비수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포지션이라 의사소통 능력도 걸림돌이었다. 권정혁이 2009년 핀란드 리그로 간 적이 있지만 그곳은 축구 변방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를 받은 조현우(27ㆍ대구)는 골키퍼의 유럽 진출이라는 오랜 숙원을 풀 적임자다.

그가 러시아월드컵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치자 외신들은 유럽에서 충분히 통할 것이라며 이적 가능성을 언급했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청용이 뛰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크리스털 팰리스, 이강인이 속해 있는 스페인 명문 발렌시아, 터키의 대표클럽 베식타스 등이 조현우에게 진지하게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1991년생으로 만 27세인 그가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나갈 방법이 없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확정 후 손흥민(왼쪽)과 환호하는 조현우. 치비농=연합뉴스

조현우는 원래 올해 말 군 팀인 상주상무에 입대할 계획이었다. 상무는 만 27세 이하까지만 지원 가능해 올해가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월드컵 활약을 발판 삼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에 와일드카드(23세 초과)로 전격 뽑히면서 반전의 서막을 열었다.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머쥐며 그의 인생 항로가 달라졌다. 오랜 꿈인 유럽 진출도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는 “조현우가 오랜 꿈(유럽 진출)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유럽 프로축구의 여름 이적 시장은 마감된 만큼 겨울 이적 시장 때 행보가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조현우는 대구와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구단과 조율이 필요하다. 겨울 이적 시장은 공백이 생긴 포지션을 급히 수혈하는 시기라 골키퍼 자리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 골키퍼 최초로 유럽 빅 리그 무대를 밟겠다는 의지는 누구보다 강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직후에도 그는 “유럽에 나가는 모습 보여드릴 테니 많이 응원해 달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한편, 조현우는 아시안게임 때 다친 무릎이 완전히 낫지 않아 오는 7일 코스타리카, 11일 칠레와 국가대표 평가전은 뛰지 않기로 했다.

유럽에서 이 모습 볼 수 있을까. 베트남과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조현우가 공중볼을 처리하는 모습. 치비농=연합뉴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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