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변호사가 4일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동북아 사무실에서 국정농단 사건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비선 실세' 최순실씨 변호를 맡았던 이경재 변호사가 ‘묵시적 청탁’을 인정해 뇌물 혐의를 유죄로 본 법원 판단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4일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동북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년여 동안 변론을 맡은 국정농단 재판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 변호사는 “2014년 최씨와 정윤회씨가 찾아와 ‘정윤회 문건 사건’을 맡아달라고 했다”며 “최태민, 최순실, 정윤회는 우리 현대 정치사에서 부정적 인물이라 변호인으로 나선다는 것은 순풍이 아닌 역풍 쪽에 서는 것이었다”고 최씨 사건을 맡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대법원이 묵시적 청탁을 받아들이면 정적을 처단하는데 천하의 보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유일한 증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독대했다는 사실”이라며 “증거 재판주의, 법치주의의 근본을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라는 '포괄적 현안'을 두고 '묵시적 청탁'을 했다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 전 변호사는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최씨에 대해서는 인권적 조치를 하면 안 된다는 묵계가 있는 것처럼 인신구속과 관련해 모든 불리한 일을 다 했다”거나 “검찰이 새벽에 변호인을 따돌리고 정유라씨를 불러내 법정에 세웠고,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증언을 신빙성 있다고 유죄 증거로 채택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영수 특검팀에 대해 “검찰 특수본 1기는 그래도 공정한 잣대로 노력했는데, 특검으로 넘어가면서 정경유착 뇌물사건으로 성질이 바뀌었다”고 비난했다.

이 변호사는 상고심에서는 최씨 변호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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