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인사 현황 분석”

공공기관 임원 1651명 중 365명

94명은 기관장으로 내려 보내

오영식^이강래^최규성 등

전직 의원 재취업 창구로 전락

국책 연구기관에도 줄줄이

“지역 민주당 인사까지… 新적폐”

김관영(가운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정부 낙하산 인사 현황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일자리위원회 위원을 맡아 문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탠 김혜진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 출범 이후 국무총리실 사회보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한 달 동안에만 공공기관 세 곳에도 입성했다. 2년 임기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비상임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산업연구원 감사,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에 잇따라 이름을 올렸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전문성이 없지만 정권 입맛에 맞는다는 이유로 여러 기관에 중복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올해 2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감사로 선임된 김철 변호사는 문재인 캠프에서 법률지원팀장을 지낸 인사다. 개발원 업무와 연관성이 있다고 볼 만한 이력을 보유하지 않았음에도 3년의 임기를 보장받은 그는 ‘캠프 출신’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에도 능력, 전문성과는 무관한 ‘낙하산 인사’가 만연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가 발표한 ‘문재인 정부 낙하산ㆍ캠코더 인사현황’에 따르면, 정부 출범 이후 1년 4개월 동안 임명된 340개 공공기관의 임원 1,651명 가운데 365명이 이른바 ‘캠코더’(문재인 대선 캠프ㆍ코드에 맞는ㆍ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한 명꼴로 공공기관에 친문(재인) 낙하산 인사가 내려앉은 셈이다. 365명 가운데 해당 기관을 대표하는 기관장은 94명이나 됐다. 상임위 별로 보면 상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관 기관이 8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정무위(60명), 환경노동위(45명), 국토교통위(36명) 순이었다.

전직 의원 재취업 창구 된 공공기관장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기관장으로 임명된 인사 면면을 살펴보면, 20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도전했다가 낙선한 전직 의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이 꼽힌다.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의 경우 20대 총선 때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 권한대행은 “공공기관이 전직 의원의 재취업 창구로 전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책 연구기관까지 ‘코드 맞춤’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 결과는 정부 정책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객관성, 중립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정부가 국책 연구기관에도 캠코더 인사를 줄줄이 내려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속적으로 ‘탈원전’을 주장해 온 서토덕 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연구위원이 한국원자력연구원 상임감사로 선임된 것이 대표적이다. 또 대통령자문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위원을 지낸 유종일 주빌리은행 대표는 지난 6월 KDI국제정책대학원장에, 문재인 캠프 복지국가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조흥식 서울대 교수는 3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에 각각 임명됐다. 채 권한대행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도록 하고, 관치 금융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의도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민주당 당직자, 공공기관 직행

업무 능력보다는 지역 연고를 중시하는 것 또한 문재인 정부 공공기관 임원 인사의 특징이라고 바른미래당은 분석했다. 공공기관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전문가가 아니라 해당 지역 민주당 당직자나 시민단체 소속 인사가 임명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대구에 본사를 둔 신용보증기금에는 최상현 민주당 대구시당 정책실장이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부산에 본사가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이정환 사장뿐 아니라 이동윤 상임감사, 손봉상ㆍ조민주 비상임이사까지 전부 민주당 당직자 출신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능력과는 무관한 정치권 인사들을 중요기관의 기관장이나 임원으로 내세워 신(新)적폐를 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서진석 인턴기자(경기대 경찰행정학과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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