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ㆍ여당이 강행 의지 드러내자
김병준ㆍ정진석 등 발언 수위 높여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함진규 정책위의장, 김 원내대표, 김 위원장, 김용태 사무총장. 홍인기 기자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의 노선 전환을 촉구하며 독설을 퍼부었다. 연일 계속되는 ‘경제 정책 때리기’에도 정부ㆍ여당이 강행의지를 드러내자, 발언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잘못된 신념에 대통령과 청와대가 붙들려 있는데 이는 일종의 악마의 유혹으로, 여기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야당만 문제를 제기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경제학자들이 걱정하는데 정부가 도대체 잘못된 프레임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이 과거 대기업 친화적 성장모델을 추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제 체제가 어떻게 소득주도성장과 대기업 중심만 있느냐. 과거로 가자는 게 아니라 미래로 가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비대위는 이날 영세사업자의 최저임금 적용제외를 위한 범국민서명운동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김무성ㆍ나경원ㆍ정진석 등 차기 당권 주자들로 손꼽히는 원내 중진 의원들도 “괴물”, “독약”, “세월호 선장” 등을 거론하며 소득주도성장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김 의원과 정 의원은 이날 ‘소득주도성장, 왜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지난 2월 이후 중단됐던 ‘열린 토론, 미래’ 의원 모임을 재가동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소득주도성장을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절대 튀어나와선 안 될 괴물”, “엉터리 좌파 이념의 상징”, “민생파탄의 주범”이라고 규정하며 독설을 쏟아냈다.

비대위 산하 가치와좌표재정립소위 위원인 정 의원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악의 지표가 곧 만회되니 기다리라는 세월호 선장 같은 소리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대위 산하 정당개혁위원회 위원장인 나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소득주도성장을 ‘독약’에 비유하며 “소득주도성장을 빨리 고치면 고칠수록 보약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진들의 행보를 두고 최근 각종 경제지표에서 정부ㆍ여당에 불리한 통계가 나오면서 야권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자 이를 계기로 향후 당권 도전을 위한 명분을 일찍부터 다져놓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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