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재량사업비 22억 배정 받아
14억7000만원 공동주택 시설 지원
2개 업체가 절반 가까운 44% 독식
송 의장 “해당업체 알지 못해” 해명
2015년 6월 설치된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의 한 아파트 모정(茅亭)에 ‘전라북도 도의원 송성환님의 노력으로 도 지원사업비로 개축된 쉼터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전주=하태민 기자

전북도의회가 업체와 뒷돈이 오가는 등 구조적 비리가 드러나 폐지했던 재량사업비를 최근 다시 살리기 위해 재도입을 검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와중에 송성환(48) 전북도의장이 지난 4년간 자신의 지역구에 편성한 재량사업비가 특정업체 2곳에서 독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의회 안팎에서는 송 의장이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송 의장은 민선 10기 때인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총 22억원의 재량사업비를 사용했으며 이중 자신의 지역구인 당시 전주시 3선거구(효자 1ㆍ2동, 삼천 1ㆍ2ㆍ3동) 공동주택 시설에 14억7,200여만원을 지원했다. 이 보조금은 아파트 운동기구 설치를 비롯해 주차장 포장, 어린이놀이시설 교체 등 주민편익증진사업으로 대부분 썼으며 총 67개 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이들 사업 중 전주에 소재한 A업체가 16건의 공사를 따냈으며 부산에 있는 B업체도 12건을 수주해 두 업체가 전체 41%의 공사를 따냈다. 금액으로는 A업체가 3억8,000여만원, B업체가 2억6,000여만원을 수주해 총 재량사업비의 절반에 가까운 6억4,000여만원(44%)을 이들 업체들이 챙겼다. 재량사업비의 부적절한 집행도 있었다. 주공효자아파트는 2015년 당시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었지만 어린이놀이시설 사업비로 3,000만원을 지원했다.

전북도의회 한 의원은 “재량사업비는 의원들 지역구에 선심성으로 편성돼왔고 업체 선정도 의원들이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 업체를 찍어 진행된 경우가 다반사였다”며 “이로 인해 업체와 유착이 생기고 리베이트 유혹에 못 이겨 지난해 의원들이 무더기 적발됐고, 특히 인구가 밀집한 아파트가 많은 곳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선거를 의식해 공동주택에 지원을 집중해왔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재량사업비 예산을 편성해주고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ㆍ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전ㆍ현직 전북도의원 4명을 구속하고 21명을 기소했다. 파문이 일자 지난 10대 도의회는 재량사업비 폐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 송 의장을 비롯해 일부 기초의원 출신의 도의원들이 주민숙원사업 해결 등을 이유로 재도입을 검토하면서 시민 반발을 사고 있다.

송 의장은 “올해 재량사업비 편성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지난 4년간 사업비는 이미 지난해 수사기관에서 전방위적으로 조사를 벌여 많은 의원들이 적발됐지만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고, 내 지역구에서 공사한 해당 특정업체에 대해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처음 듣는 업체로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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