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티구안이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 가는 모습이다. 그리고 제법 성과를 얻고 있다.

기억을 되짚어 초대 티구안의 데뷔 시기를 떠올려 보았다.

초대 폭스바겐 티구안이 시장에 데뷔했을 때에는 '컴팩트 SUV'의 시작이라는 표현처럼, 시장에서의 경쟁 모델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서 그럴까? 당시 폭스바겐이 선보이던 제법 탄탄하게 조직된 드라이빙 감성과 SUV의 실용성 등이 조화를 이루는 점을 좋게 평가 받았다.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 구성까지 더해지며 낯선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세대 티구안이 국내 시장에 데뷔했다. 폭스바겐의 새로운 디자인을 반영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했고, 디젤게이트에 대응한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이목을 끌기 위해 브랜드 단위에서 여러 홍보,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상품이다.

티구안은 사라지고, 폭스바겐이 강조되다

초대 티구안은 사실 폭스바겐의 감성이 느껴진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티구안'만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차량이었다. 하지만 이번 2세대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파사트 GT는 물론이고 최근 데뷔한 폭스바겐의 모든 차량들이 그렇듯 브랜드의 감성이 강조되어 '티구안'만의 감성이 많이 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적으로 썩 달가운 편은 아니다.

어쨌든, 폭스바겐 티구안은 간결하고 미래적이면서도 깔끔한 디자인을 갖췄다. 가로로 길게 이어진 프론트 그릴과 이를 그대로 이어 받은 디자인을 적용한 헤드라이트를 적용해 균형감이 돋보이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여기에 SUV의 감성을 강조한 전면 범퍼, 보닛의 추가적인 라인을 더하며 시각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측면과 후면도 깔끔함이 돋보인다. 직선이 중심이 되는 디자인을 통해 과장되지 않은 깔끔함을 갖췄다. 휠하우스를 따라 클래딩 가드를 두르고 폭스바겐 고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디자인을 적용해 완성도 높은 후면 디자인을 완성했다. 시각적으로만 본다면 군더더기가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조금 더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과거의 폭스바겐은 원가절감을 정말 조심스럽고, 정성껏 하는 브랜드였다. 하지만 디젤게이트 이후에 등장한 폭스바겐들은 '대중적인 브랜드'라는 스스로를 강조하듯 예전보다 기준 자체를 많이 완화한 것 같이 군데군데 원가절감과 이전의 폭스바겐 같이 않은 마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담백함, 간결함으로 여유를 더하다

디젤게이트 직전까지의 폭스바겐이 보였던 활동은 '니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포지셔닝하려는 노력처럼 보였다. 하지만 디젤게이트 이후의 폭스바겐은 다시 원래의 포지션인 '대중 브랜드'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실제 티구안의 실내 구성이나 소재의 사용 등을 살펴보면 니어 프리미엄이라 언급하기 힘든 요소들이 가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시보드나 센터페시아에 글로시 패널을 더해 시각적인 매력을 더한 걸 확인할 수 있지만 소재 자체의 만족감은 그저 평범한 플라스틱에 지나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이나 센터터널, 도어트림 역시 전체적인 만족감은 평이한 수준이다. 다만 확실한 건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개방감이나 공간의 여유에서는 분명 충분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센터페시아의 중심에는 깔끔하게 다듬어진 디스플레이 패널이 자리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갖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율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수한 한글화는 물론이고 운전자가 원하는 기본적인 기능 등을 모두 확보해 '평범하지만 우수한 만족감'을 연출한다. 기본적인 인터페이스나 기능들의 경우에도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만족감을 높였다.

폭스바겐 티구안의 가장 집중한 건 아무래도 공간의 여유라 생각되었다. 티구안의 1열 시트에 몸을 맡겨보니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레그룸에 대한 필요 공간을 낮추면서 실내 공간을 보다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여유를 더했다.

다만 이러한 변화로 인해 운전 시에 느껴지는 만족감은 다소 저하되는 것이 사실이다. 도어 트림의 경우에는 아주 고급스러운 편은 아니지만 적당한 기료를 더해 고급감을 살렸고, 시트의 형상 또한 다양한 기능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구성한 모습이다.

2열 공간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기본적인 쿠션감이 좋은 편이라 시트에 앉았을 때의 만족감이 우수한 편이며 시트 포지션 덕에 레그룸에 대한 부담도 한층 줄었다. 헤드룸은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성인 남성도 크게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준이다.

여기에 1열 시트 뒤쪽에 자리한 테이블이 눈길을 끈다. 아주 견고한 타입은 아니지만 높이 조절 및 손쉬운 조작 방식, 그리고 스마트폰으 쉽게 거치할 수 있는 형태 등을 갖춘 덕에 의외의 만족감을 더한다. 다만 2열 도어 트림의 소재가 정말 저렴한 수준이라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준비하다

티구안의 매력 중 하나는 역시 넉넉한 적재 공간에 있다. 실제 티구안은 체격에 비해 상당히 넓은 적재 공간을 갖춰 아웃도어를 비롯한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대응할 수 있는 기능을 확보했다. 여기에 트렁크 게이트의 크기가 큰 덕에 부피가 큰 짐도 손쉽게 적재할 수 있어 기능적인 만족감 부분에서는 확실히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함께 하기에 가치 있는 폭스바겐 티구안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폭스바겐 티구안은 초대 티구안과는 확실히 다른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선택 받을 이유, 가치는 충분한 차량으로 보인다.

아쉬운 부분은 바로 주행에 있다. 전반적인 주행 만족감은 초대 티구안은 물론이고 최근 데뷔한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다만 그 이면에 더욱 넉넉한 여유와 가족과 함께 즐기기 좋은 승차감을 제시하며 패밀리카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아쉬운 점은 파워트레인에서부터 시작된다. 먼저 2.0,L의 배기량을 가진 TDI 엔진은 최고 출력 150마력과 35.7kg.m의 토크를 낸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아보면 이 차량이 정말 2.0L의 배기량을 탑재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특히 가벼운 발진 이후 곧바로 느껴지는 둔함은 고개를 갸웃 거리게 한다. 실제 2,000RPM이후부터 3,000RPM 부근까지 차량의 출력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물론 엑셀레이터 페달을 조금 더 과감히 밟으면 곧 다시 제 출력을 내느 편이지만 제원을 제대로 살펴보기 전에는 그 배기량을 쉽게 짐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가 무엇일지 고민해보면 결국 디젤게이트의 여파가 아닐지 머리 속으로 생각하게 된다. 어쨌든 이러한 움직임을 제외한다면 전반적인 만족감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속도를 높이면 제법 매끄럽고 부드러운 감성으로 속도를 높여 앞서는 차량을 따른다. 패밀리 SUV로는 정말 우수한 평가를 하고 싶은 정도였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아쉬움은 분명 드러난다. 80~90km/h의 속도까지는 상당히 조용한 편이지만 정숙성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다. 실제 속도가 100km/h만 넘어가더라도 노면에서 제법 큰 소리의 소음이 전해지며 운전자 및 탑승자가 아쉬움을 느끼게 되다.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 티구안

파워트레인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스티어링 휠을 움직이며 차량의 움지김을 파악해보았다. 기본적으로 티구안의 움직임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뛰어난 출력 배분 성능이나 우수한 부품이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일상적인 수준에서의 군더더기 없는 수준이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도 가벼운 편이고 이에 따른 차량의 움직임도 과장이 없어 대응이나 조작이 쉬운 편이다.

물론 서스펜션 셋업이 다소 건조한 편이라 푸조 3008 등과 비교하자면 운전자가 느끼는 만족감이 다소 낮은 편이다. 코너에 따라 가볍게 무게 중심을 옮겨가며 이상적인 운전을 위한 드라이빙 파트너로서 존재감을 다지는 모습이다. 그래서 폭스바겐이 가지던 드라이빙의 매력을 기대한다면 분명 실망할 수 있겠지만 '일상적인 차량'이라고 본다면 준수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티구안

이리저리 살펴보면 또 다시 푸조 3008이 조금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잠시 후 다시 한 번 티구안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 넉넉한 2열 공간, 운전 재미는 분명 아쉽지만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승차감이 느껴지며 '패밀리 SUV'라는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전과는 많이 다른 존재지만 '할인이라는' 약간의 당근이 더해지니 티구안의 명성에 걸맞게 꾸준한 인기를 끄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폭스바겐 티구안, 아니 폭스바겐이 그 본질로 돌아왔다.

폭스바겐은 최근 니어 프리미엄 브랜드의 존재감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리고 어느 정도 그 성과를 이뤄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디젤게이트라는 악재를 만나며 시간을 하염 없이 보냈다. 이러한 일을 겪고 난 후 폭스바겐은 다시 '대중성'에 초점을 맞췄던 '원래의 폭스바겐'으로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

니어 프리미엄을 향해 가던 폭스바겐을 경험헀던 만큼 다시 대중성을 입은 폭스바겐과 티구안에 대해 아쉬움은 있지만 어쩌면 당연한 선택처럼 보인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국내 소비자들은 여전히 폭스바겐을 구매할 의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이재환 기자(글) / 김학수 기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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