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비동의 강간죄 입법 형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3일 동의하지 않는 성관계를 처벌할 수 있도록 비동의 강간죄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법부는 앞서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진정한 내심에 반하는 상황이었더라도 처벌 대상이 되는 성폭력 범죄라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 전 지사 1심 판결을 "성폭력이 행사되는 현실과는 동 떨어진 판결"이라고 비판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가해자의 폭행·협박으로 공포감을 느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한 경우, 저항으로 인해 더욱 심각한 폭행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어 저항하지 않은 경우, 또는 수치심에 구조를 요청하지 않은 경우 등 다양한 경우가 부지기수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개정안은 우선 성적 자기결정권 호보를 위해 기존 '강간과 추행의 죄'를 '성적 자기 결정권 침해의 죄'로 변경했다. 그는 "안희정 1심 재판부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권리가 아니라 개인이 보유할 것으로 기대되는 능력으로 왜곡했다면, 이 법에서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할 권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강간죄를 ▲저항이 곤란한 폭행·협박에 의한 강간 ▲폭행·협박에 의한 강간 ▲명백한 거부의사 표시에 반한 강간죄로 구분해 처벌하고, 기존 추행죄도 ▲폭행·협박에 의한 추행과 ▲명백한 거부의사 표시에 반한 추행으로 구분해 처벌하도록 했다.

이 대표는 "본래 강간이 사전적 의미로 동의 없는 강제적 성관계를 지칭한다는 점에서 이른바 비동의 간음죄는 정확한 표현이 될 수 없다"며 "본 법안에서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진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를 강간죄의 하나로 처벌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추행'에도 현행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5년 이하의 유기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강화했다. 그는 "형량이 낮아 현재 대부분 약식 재판으로 진행된다"고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거부 의사에 반하는 강간죄가 도입이 된다면 '그러면 성관계를 할 때마다 물어봐야 하는 것이냐'는 질문이 제기된다"며 "이미 미국, 영국, 독일, 스웨덴 등 여러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는 이렇게 법을 운용 중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대표는 형법 개정안은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 발의를 준비했던 법안이라고 소개했다. 이 개정안에는 정의당 소속 의원 5명과 김현아(자유한국당), 소병훈, 우원식, 유은혜(더불어민주당), 장정숙(바른미래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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