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위 지역혁신가로 선정

4반세기 경주문화재지킴이 활동

‘마을가꾸기’로 지역경제 활성화 실현

신라문화원 진병길 원장

“세계적 관광자원이 된 경주의 문화재는 정작 주민들에겐 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문화재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와 제한 때문이다. 경주 서쪽에 있는 서악동 일대에 대한 문화재주변 정비와 이어 시작한 마을가꾸기 사업을 통해 이 지역을 힐링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주민들도 걸림돌로 인식해 온 문화재를 진정한 마을의 보물로 여기게 됐다.”

최근 대통력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선정한 전국의 지역혁신가 58명에 든 진병길(54ㆍ사진) 신라문화원장. 그는 정부 지자체의 지원과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문화재보호와 지역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균형발전위는 지난달 교육복지 문화예술 마을지역 등 8개 분야 58명을 지역혁신가로 선정하고 지역혁신체계 구축 및 활성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진 원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경주지역 대표적 민간 문화재지킴이다. 1993년 경주의 역사와 문화, 관광을 제대로 알리자는 차원에서 신라문화원을 개원,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학창시절 교복차림으로 경주를 둘러보는 추억의 수학여행을 비롯해 신라달빛기행, 신화랑풍류체험, 경주사랑역사문화탐방, 서악서원 고택음악회 등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경주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2011년엔 문화재돌봄사업단을 결성, 문화재청과 경북도 지원을 받아 경주국립공원 서악지구 일대 문화재정비에 집중하고 있다. (사)한국문화재돌봄협회 초대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서악지구는 경주국립공원 8개 지구의 하나로, 경주 서쪽 선도산의 다른 이름인 서악을 중심으로 무열왕릉 등 각종 문화재가 집중돼 있다. 불국사나 보문단지에 비해 일반 관광객들의 관심이 덜했지만, 진 원장 등의 노력으로 최근에는 경주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했다.

지난 7년간 서악동고분과 선도산고분군 주변 대나무와 잡목을 제거하는 등 40여분 코스의 탐방로를 개척했다. 2014년부터 꽃길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10월에는 구절초 음악회를 연다. 서악지구의 출발점이기도 한 서악서원에선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매두 토요일 오후 7시 고택음악회도 개최한다. 전국 각지에서 매번 200명 이상이 찾고 있다. 문화재와 꽃, 음악이 어우러진 힐링명소로 변모했다.

진 원장은 “문화재정비는 정부 지자체 등의 지원으로 비교적 수월했다. 주민생활과 직결된 마을가꾸기가 간단치 않았다. 우전 지난해 9월부터 KT&G 등의 후원으로 푸른 패널로 된 지붕과 벽체를 검정색으로 칠해 주변경관과 어울리도록 했다. 마을길을 정비하고 주차공간도 확보했다. 주민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했다. 관광객의 발길이 늘기 시작했다. 소득도 늘고 있다고 본다. 이곳에선 문화재가 더 이상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아니라 보배가 됐다”고 설명했다. 진흥왕릉 무열왕릉 김유신장군묘로 이어지는 새로운 화랑정신 교육장으로 탈바꿈했다.

그는 “서악마을 재생사업을 통해 이 일대를 새로운 문화중심지로 만들었다”며 “그 동안 터득한 노하우를 경주 전체로 확산시켜 문화관광이 경주의 성장엔진이 되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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